'조국힘내세요'부터 '한국언론사망'까지…실검전쟁, 왜?

머니투데이 이재은 기자 2019.08.29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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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힘내세요·한국언론사망·정치검찰아웃 등 지지층 검색어 띄우기 운동… "정치인의 팬덤현상, 지지층이 결집해 지지의미 보여주는 것"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 관련 의혹으로 웅동학원 등 전방위적 압수수색이 실시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2019-08-27/사진=이동훈 기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가족 관련 의혹으로 웅동학원 등 전방위적 압수수색이 실시된 27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해 승강기를 타고 있다. 2019-08-27/사진=이동훈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싸고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후 '한국언론사망'이 포털사이트 검색어에 올랐다. '정치검찰아웃' '가짜뉴스아웃' 등의 문구도 검색어 상위권에 노출됐다.

29일 오후 1시쯤 '한국언론사망'이 포털사이트 다음 실시간 이슈 검색어 1위, 뒤를 이어 '정치검찰아웃', '가짜뉴스아웃'이 2,3위에 올랐다. 다른 포털 네이버에서도 '한국언론사망'이 검색어 4위에, '가짜뉴스아웃'이 19위에 올라왔다.



29일 오후 1시쯤 포털 다음 실시간검색어29일 오후 1시쯤 포털 다음 실시간검색어


◇사흘째 지속된 실검 올리기 운동

'한국언론사망'이 검색어 순위권에 올라간 이유는 이날 오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사회연결망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한국언론사망' 실시간 검색어 올리기 및 해시태그 달기 운동이 진행됐기 때문이다.



조 후보자의 지지자들은 각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한국언론사망'을 실시간 검색어로 올리자는 글을 다수 올렸다.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등을 향해 항의의 뜻으로 검색어 캠페인을 벌인 것이다.

이 같은 검색어 캠페인은 지난 27일부터 사흘째 지속되고 있다. 검찰이 이날 조 후보자와 가족 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지난 27일 조 후보자 지지자들은 '조국 힘내세요', '가짜뉴스아웃'이라는 단어로 검색어 캠페인을 벌였다. 지난 27일부터 28일 오전까지 '조국 힘내세요'가 검색어에 올랐고, 28일 오후부터 29일 내내 '가짜뉴스아웃'이 포털사이트 다음 실시간 이슈 검색어 상단에 올랐다.


동시에 지난 28일 오후엔 '조국사퇴하세요'란 문구도 검색어 순위에 올라, 이날 오후 4시쯤 다음과 네이버 검색어 순위에서 각각 2위와 7위를 차지했다. 조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이들이 '가짜뉴스아웃'에 대항하기 위해 반대 의미를 가진 단어를 검색한 것이다. 이들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과 관련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하며 검색어 캠페인에 나섰다.

◇실검 올리기 운동으로 '한국언론사망' '가짜뉴스아웃' '정치검찰아웃'



조 후보자 지지자들이 '조국 힘내세요' 문구와 함께 '한국언론사망'과 '가짜뉴스아웃' 등의 검색어를 내세운 이유는 조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보도를 '가짜뉴스'로 보고 있어서다. 이들은 '가짜뉴스아웃' 검색어 올리기 운동을 통해 조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제기하는 언론, 정치인 등을 향해 항의의 뜻을 표하고 있다.

현재 조 후보자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 보도에 가짜뉴스라고 대응하고 있다. 조 후보자도 지난 21일 딸 조모씨의 부정입학 논란과 관련해 "딸이 대학 또는 대학원에 부정입학했다는 것은 명백한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사진=딴지일보/사진=딴지일보
이들은 '한국언론사망 성명서'라는 제목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성명서 작성자는 "당신들의 쓴 기사에 책임을 지라. 함부로 펜대를 굴리지 말라"며 "사법개혁, 검찰개혁을 갈망하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온라인 시민운동"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검찰아웃'이라는 검색어 올리기 운동은 조 후보자 관련 검찰의 압수수색을 비판하기 위해서다. 앞서 조 후보자 본인과 가족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거세지자 2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서울대·부산대·고려대와 사모펀드 사무실 및 웅동학원 등지를 동시다발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이후 검찰의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에 대한 내부반발이 아니냐' '정치검찰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도 28일 "(조 후보자에 대한)고소와 고발이 있었고 검찰은 그에 따라서 자신들의 수사행위를 진행한 것"이라면서도 "이것이 '검찰 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이 아니기를 바란다'는 여론도 있다"고 밝혔다.

◇이전에도… '총선 때 보자' '평화·평양올림픽' '고마워요 문재인'

이번 실시간 검색어 띄우기와 유사한 사례는 이전에도 수차례 있었다. 지난해 1월31일에는 '총선때 보자' 문구가 네이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정부가 가상화폐 가상화폐 규제 움직임을 보이자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총선때 보자를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리는 온라인 시위에 나서면서다.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월24일에는 '평화올림픽', '평양올림픽' 검색어 싸움이 벌어졌다.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는 여권 지지층은 평창동계올림픽 성공을 바라며 '평화올림픽'을 검색했고, 야권 지지층은 남북 단일팀 구성에 반대하며 '평양올림픽'을 검색했다.



2017년 8월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이 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고마워요 문재인'을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올리기도 했다.

◇실검 올리는 이유는… "정치의 팬덤화"

실시간 검색어 올리기는 본래 가수, 배우 등 팬클럽에서 시작됐다. 예컨대 아이돌 그룹이 신곡을 발표하면 실시간 검색어를 올리고, 음악을 스트리밍해 인기 노래 순위 등에 올리기 위해서다. 이 경우 아이돌 가수와 신곡 모두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하면 경제적으로는 이에 관심이 적었던 이들에게 인식돼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고, 정치적으로는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게 다수 여론으로 비춰져 중도층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이택광 경희대학교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이번 조 후보자 관련 실시간 검색어 띄우기 운동도 이처럼 '팬클럽 문화'(팬덤 문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조 후보는 정치인은 아니지만, 스피커로서 일종의 공인이자 마치 연예인처럼 여겨져왔다"며 입을 열었다.

이 교수는 "현재 조 후보 관련 사퇴 여론은 조 후보가 잘못했든 아니든 사실여부와 관련없이 '그동안 바른말을 해온 사람었는데, 위선적이었나'하는 실망감(국민적 정서)에서 비롯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본래 연예인이나 공인은 법적인 잘못을 저지르지 않더라도, 국민적 정서를 건드리면 반성하겠다고 사라진다"며 "하지만 조 후보자는 현재 정치공학적 이유로 사퇴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고, 이게 조 후보자 사퇴를 두고 지지파와 반대파 양측이 강하게 부딪히는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또 "연예인이 다수에게 비판을 받으면 연예인 팬들이 그를 보호하곤 한다"며 "조 후보자의 지지자들이 조 후보자를 '정치의 팬덤화' 현상에 따라 일종의 연예인처럼 소비하면서, 그를 지지하고 있고 또 이를 실시간 검색어로 드러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28일 '조 후보자를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반대' 응답이 54.5%, '찬성' 응답이 39.2%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6.3%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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