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 공시는 총 33건으로 집계됐다. 올들어 월별로 가장 많은 건수다. 올해 상반기 자사주 매입 공시는 월평균 18건이었으나 지난달 28건으로 증가한데 이어 이달에도 자사주 매입 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실제로 이달 자사주 매입을 신고한 종목들의 주가는 크게 올랐다. 코스닥 지수가 7% 이상 빠지는 '폭락장'이 발생한 다음날인 지난 6일 코스닥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공시가 집중됐는데, 특히 이들 종목의 상승률이 높았다.
코스피 기업 중에서는 하나제약 (13,240원 ▼30 -0.23%)이 지난 6일 자사주 매입 공시 이후 주가가 9.1% 올라 이 기간 코스피 상승률(0.4%)을 크게 웃돌았다. 실적 부진으로 주가 하락이 이어지고 있는 이마트 (60,500원 ▼700 -1.14%)는 지난 13일 950억원 규모(90만주)의 자사주 매입을 신고했고 이후 주가는 꾸준히 상승세다.
이달 자사주 매입을 신고한 코스닥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4%로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상승률 1.6%보다 4배 높았다. 코스피에서는 0.7% 상승으로 코스닥보단 저조했지만 전체 지수가 0.1% 떨어진 것을 감안하면 선전했단 평가다.
이 시각 인기 뉴스
주식 시장에서 자사주 매입 종목에 투자하는 것은 어느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NH투자증권이 2012~2018년 자사주 매입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코스피 기업은 자사주 매입 신고 5거래일 이후 지수 대비 평균 2%P 수익률이 높았고 20거래일 이후 2.7%P 60거래일 이후 3.4%P 이상 초과수익을 냈다. 코스닥에서도 △5거래일 이후 2%P △20거래일 이후 2.6%P △60거래일 이후 3.6%P 지수 대비 높은 성과를 나타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많지만 자사주 매입은 단기 주가 부양에 효과가 있어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효과적인 투자 전략 중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지금처럼 대내외 악재가 산재한 상황에서는 자사주 매입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상장주식 수 대비 얼마나 많은 자사주 매입을 하는지가 중요하다"며 "주식 가치를 확실히 높여줄 만큼 자사주를 매입하지 않으면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