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환 LG화학 사장(배터리연구소장)이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전망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우경희 기자
김명환 LG화학 사장(배터리연구소장)의 자문자답이다. 공유경제의 확대가 돌이킬 수 없는 대세가 됐다는 전망과 함께, 성장하는 시장에 걸맞은 전기차와 배터리 개발이 필요하다는 전략을 제시했다.
삼성도 마찬가지다. 손미카엘 삼성SDI 전무(전지전략마케팅담당)는 "차량 공유경제 시대가 되면서 전기차가 더 매력적인 대상이 된다"며 "공유차가 범용화되면서 전기차 수요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자율주행+전기차 뭉쳐 빅뱅 일어날 것"=자동차 공유경제(카셰어링)의 핵심은 자율주행의 수준이다. 자율주행에 가까워질수록 개인이 차량을 소유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율주행이 카셰어링 시장을 키우고, 역으로 카셰어링이 자율주행 기술 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가운데 전기차가 있다.
자동차 소비 패턴의 대전환도 예상했다. 그는 "서울에서 부산으로 공유경제 전기차로 이동할 때 400km쯤 가는 배터리가 달려있다면 대구쯤 가서 급속충전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차를 바꿔타면 된다"고 했다.
결국은 비용이다. 김 사장은 "지금 전기차 가격이 가솔린 대비 1.5배라면, 공유경제가 됐을 때 개인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현재의 7분의 1이 된다는 계산 결과가 있다"며 "전기차는 비싸도 공유경제가 결합되면 소비자들은 더 싸게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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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전무도 동의했다. 그는 "카셰어링 업체의 비용 지출에서 가장 큰 부분이 드라이버 비용이고 그래서 우버같은 서비스 업체들이 돈을 못 벌고 있는 것"이라며 "전기차로 일단 유지비를 줄이고, 앞으로 다가올 자율주행과 연계되면 카셰어링 업체에도, 소비자에도 실제 경제적 가치로 다가오게 된다"고 말했다.
손 전무는 "세계 카셰어링 차량이 3000만대로 예상되는데, 이 중 70만대가 1~2년 내 전기차로 바뀌고, 2025년까지 200만대 정도 추가로 카셰어링 전기차 수요가 발생할 것"이라며 "(카셰어링이) 더 범용화되는 시기에 이르면 전기차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전기차 비싸다고? 스마트폰 보라"=김 사장은 "피쳐폰보다 두 배 이상 비싼 스마트폰을 쓰고 있지만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기능이 더 좋기 때문"이라며 "전기차 역시 가솔린 차량이 못 주는 가치를 계속해서 제공하면 소비자들은 기꺼이 돈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무는 "내연기관에 100년간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인지 전기차는 성능이 부족하고 주행거리가 짧다는 걱정을 많이 한다"며 "하지만 전기차가 성능, 내구성, 진동 및 소음, 디자인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격의 장벽을 어떻게 넘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출시된 테슬라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3가 당초 약속했던 가격 대비 높은 가격에 출시된 것 역시 아직 생산원가의 벽이 높다는 의미다. 배터리 생산단가를 끌어내리는 게 전기차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사장은 "1997년과 비교하면 (제곱미터당) 1달러에서 절대 내려갈 수 없을 거라던 분리막 단가가 지금은 0.5달러, 0.3달러까지 내려가는 믿을 수 없는 코스트 다운이 이뤄지고 있다"며 "코발트나 니켈 등의 원가 비중이 제일 큰데 재활용 재사용 기술을 관심 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손 전무는 "전기차는 지금 최소 20%, 최대 40% 가량 동급 내연기관 자동차보다 비싸다"며 "3~4년 내 동급 수준으로 가격이 맞춰질 거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삼성SDI도 그런 시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