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브렉시트… 英야권 "정회하면 새 의회 구성"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8.28 16:29
글자크기

야당 대표들 "존슨 총리, 민주주의 본질 위협…쿠데타 막겠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영국 야권이 영국이 협상 없이 유럽연합을(EU)을 떠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뭉쳤다. 보리스 존슨 총리가 의회 정회를 고려하자 정회시 새 의회를 구성하겠다고 강력한 경고를 날렸다.

27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제1야당인 노동당을 비롯해 자유민주당, 녹색당 등 각 야당 대표는 회동해 존슨 총리의 정회에 반대하는 내용의 선언문에 서명했다. 회동에는 제러미 노동당 코빈 대표,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 조 스위슨 자유민주당 대표, 애나 소브리 체인지UK 대표와 웨일스민족당, 녹색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주최 측에 따르면 약 160여명의 영국 의회 의원들이 선언문에 서명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정회에 대해 "영국의 헌법이 위기를 맞은 역사적이고 중요한 순간에 일어나는 비민주적인 행위"라고 비판하며 "우리는 그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이를 막겠다"고 밝혔다.

선언문은 그러면서 "존슨 총리는 영국 민주주의의 본질을 위협한다"면서 존슨 총리가 정회를 강행할 경우 새로운 '대체' 의회를 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의회가 정회하더라도 선언문에 서명한 160여명의 의원들이 별도로 의회를 만들어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미이다.



노동당은 그동안 존슨 총리의 불신임과 조기총선을 추진해왔지만 집권 여당인 보수당의 반발은 물론, 이를 무리수로 판단한 야권 내에서도 동의를 얻지 못했다. 이에 따라 불확실한 불신임 투표나 조기총선보다는 대체 의회를 구성해 노딜 브렉시트만은 막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존슨 총리는 오는 10월 31일로 예정된 브렉시트를 반드시 만기일 안에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수단으로 정회를 언급해왔다. 노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야권이 브렉시트를 연장하거나 파기하지 못하도록 의회를 해산하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그는 총리로 선출되자 정회를 최초로 주장한 도미닉 랍 보수당 의원을 외무장관으로 임명했다. 지난주에는 그가 법무부에 법적 자문을 구한 것이 드러나는 등 정회 가능성이 높아지자 결국 야권이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동한 야당 각 대표들은 존슨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코빈 대표는 "영국 민주주의의 본질을 위협하는 총리는 존슨이 처음"이라고 지적했으며, 블랙퍼드 원내대표도 "(존슨 총리의) 쿠데타를 막겠다"고 선언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