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임산부도 어린이도…고령운전자 차에 다쳤다

머니투데이 오진영 인턴 2019.08.2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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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차 임산부 8시간 긴 수술…자격 강화해달라" 국민청원

(서울=뉴스1) 강대한 기자 =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통도사 입구 매표소 인근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 한 대가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4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경남지방경찰청 제공)2019.5.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서울=뉴스1) 강대한 기자 = 12일 오후 경남 양산시 통도사 입구 매표소 인근에서 7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 한 대가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로 40대 여성 1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어 치료를 받고 있다.(경남지방경찰청 제공)2019.5.12/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산에서 70대 운전자가 버스정류장에 서 있던 임산부를 들이받는 사고가 발생해 고령운전자 안전 문제가 다시금 대두되고 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19일 오후 1시40분쯤 부산 동구 한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그랜저 승용차가 인도를 침범해 30대 임산부를 치었다. 이 사고로 임신 6개월 차였던 임산부는 다리를 절단할 위기에 놓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을 "피해 임산부의 가족"이라고 밝힌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방에 청원글을 올리기도 했다. 청원자는 "사고로 차 밑에 깔린 임산부는 8시간 동안 긴 수술을 받아야 했다"며 "70대 이상인 고령 운전자의 자격 요건을 강화해 달라"고 청했다.



 지난 21일 올라온 고령 운전자 자격 요건에 대한 청원./사진제공=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21일 올라온 고령 운전자 자격 요건에 대한 청원./사진제공=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 캡처
고령운전자 사고는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돼 왔다. 지난 5월 70대 고령 운전자가 경남 통도사 입구에서 13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고로 모녀 2명이 숨지고 11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차량 이상이 없었다는 결과를 토대로, 운전자의 과실로 추정했다.

또 지난 8월6일 80대 고령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전북 전주시 한 주차장 내의 임시 수영장으로 돌진해 물놀이를 하던 어린이와 보육교사 등 5명이 다치는 사고가 벌어졌다.



고령운전자 사고 주요 원인은 판단 능력 저하다. 한국교통연구원이 발표한 ‘고령운전자 교통사고 감소방안’에 따르면, 정지해 있는 물체를 파악하는 능력은 40세부터 저하되기 시작한다. 60대 이상의 나이가 되면, 30대였을 때에 비해 80% 수준으로 떨어진다.

심지어 움직이는 물체를 보는 시각 능력은 정지해 있는 물체를 보는 능력보다 30% 정도 더 낮다. 주간 대비 야간시력 역시 감소해, 75세 운전자가 시각적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25세 운전자보다 대략 32배가 많은 빛이 필요해진다.

특히 앞으로 고령운전자가 꾸준히 증가추세라 대비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온다. 최근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김민기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고령운전자는 298만6776명으로, 전체 운전면허자 보유 수의 9%다. 2028년에는 22%, 2038년에는 35%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고령자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운전면허증을 자진 반납하면 10만원 상당의 교통카드를 지급하는 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현재 일본에서는 고령 운전자들이 면허를 반납하면 교통카드 뿐 아니라 지역 내부에서 사용 가능한 상품권을 지급하는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는 고령 운전자들에게 일정 지역 내부에서만 운전을 허용하는 한정 면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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