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대신 금, 은" 매수 보고서 내는 애널리스트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8.27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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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매수보고서

최근 증시가 극도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증권사 추천종목에 상장기업 대신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주식도 수익률이 좋지 못하고 안전자산으로 이동하려는 자금이 늘어난 결과다.

◇고공행진 금 가격



2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제 금 가격은 최근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최근 1565달러(온스당 가격)를 돌파한 후 현재는 1530~1540달러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최근 6년간 최고가 수준이다.

국내 금 가격도 가파른 상승세다. 한국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KRX금현물 가격은 지난 연말 4만5970원에서 이달 한 때 6만2580원까지 36% 가량 올랐고 현재는 6만원 전후에서 매매가 이뤄지는 중이다.



금이 뛰자 은 가격도 덩달아 뛰었는데 관련 금융상품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ETN(H)'는 연말 1만770원에서 현재 1만3000원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

이 밖에도 금과 은을 이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TN(상장지수증권)은 대부분 연말 대비 20~30% 가량 가격이 상승한 상태다. 반면 주식시장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피지수와 코스닥 지수는 연말대비 각각 6%, 13% 내린 상태라 이를 감안하면 금과 은 상품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주식 대신 금과 은, 백금 투자를 추천하는 보고서가 잇따른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주식 대신 안전자산 보고서 잇따라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국, 미국, 일본, 중국 등 각국의 정치적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증시 하방 변동성이 계속 늘어나다 보니 리서치 센터에서도 주식보다는 안전자산에 대한 투자정보 보고서를 늘릴 수밖에 없어졌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에서는 최근 하반기 금 가격이 온스당 최대 18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경기가 정점을 통과한 이후 금 가격 상승분을 고려했을 때 향후 금 가격은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며 "지난해 연저점 대비 현재의 금 가격이 30% 올랐지만 경기 상황과 수급 여건상 금의 매력도가 높다"고 지적했다.

최진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은을 추천했다. 금 가격 상승은 추가로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가격이나 수급이 부담스럽다면 은이 대체상품으로 좋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금의 전망이 낙관적인 것은 사실이나 금의 비상업 순매수 비율은 이미 사상 최고치에 근접하고 있다"며 "금 매수를 망설이는 투자자라면 금과 동일한
성격을 지닌 은이 매력적"이라고 평가했다.

은은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지만 산업금속 성격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래 경기 회복의 상황까지 염두에 둘 수 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금 대신 은, 백금 매수하라는 애널리스트들



SK증권에서도 은을 추천하는 보고서가 나왔다. 김수정 SK증권 연구원은 16세기 부터 현재까지 '금은비'(금 1온스와 맞바꿀 수 있는 은의 무게)라는 개념이 도입돼 왔는데 최근 금값의 가파른 상승으로 은 가격과의 괴리가 크게 벌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금은비는 1974년 이후 평균은 64였고 2000년 이후에는 60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런데 현재는 89.5를 기록하는 '저평가' 구간이라는 것이 김 연구원의 판단이다.

신한금융투자에서는 백금에 주목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백금은 자동차 촉매 장치에도 쓰이는데, 산업수요는 줄었으나 이를 감안하고도 남을 정도의 ETF(상장지수펀드) 자금이 매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광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금과 백금의 1년 투자 수익률은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백금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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