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수소충전소' 하이넷 출자사 이탈…수소경제 '흔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2019.08.28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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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억 규모 1차 유상증자서 3곳 불참..."정책지원 미흡, 사업성 떨어져"

정부의 수소차 , 수소충전소 보급 목표치/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정부의 수소차 , 수소충전소 보급 목표치/ 자료제공=산업통상자원부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해 설립된 하이넷(HyNet·수소에너지네트워크)이 삐걱대고 있다. 민간 출자사들이 출자 부담에 비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속속 이탈하고 있는 것. 수소전기차를 비롯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정부가 정책지원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이넷 출자사인 에코바이오홀딩스와 덕양, 에어리퀴드코리아 3개사는 지난달 진행된 200억원 규모의 1차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유상증자는 출자사 지위 유지 조건으로 진행된 것으로 불참은 사실상 탈퇴를 의미한다. 일부 기업은 기존 보유지분 매각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넷은 정부가 지난 1월 발표한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의 일환으로 설립된 국내 첫 수소충전소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총 13개 기업이 출자해 납입자본금 13억5000만원으로 지난 3월 공식 출범했다. 하이넷은 올해부터 연차별로 유상증자를 실시해 2028년까지 자본금을 1350억원으로 확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첫 유상증자부터 민간 출자사들이 이탈하면서 자본금 확충은 물론 수소충전소 구축 계획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이넷은 2022년까지 정부의 보급계획의 3분의 1인 수소충전소 100곳을 짓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유상증자에 불참한 덕양은 국내 수소생산 분야 60~70% 점유율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 수소전문기업이다. 에코바이오홀딩스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하는 코스닥 상장사다. 에어리퀴드코리아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가스기업 에어리퀴드의 한국 자회사다.

이들 기업이 중도 하차한 것은 출자 부담에 비해 미흡한 정책지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현재 정부는 수소충전소 구축 시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운영에는 별도 지원을 하지 않고 있다. 업계는 그러나 수소전기차 보급이 활성화될 때까지 일정 기간 수소충전소 운영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업계관계자는 “수소충전소 보급 확대를 위해선 수소전기차 보급 확대를 비롯해 정책지원이 필수”라며 “수소충전소 구축뿐 아니라 운영까지 전체적으로 보조금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경제기본법 등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의 국회 처리가 차일피일 늦어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수소충전소 등 인프라 육성책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수소경제기본법 등 관련 법안들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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