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큰 손' 신세계·GS리테일, 호텔도 꽉 잡을까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8.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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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GS리테일 주요 지역에 특급호텔 확장 나서…최근 호텔업계 수익성 고민은 리스크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전경. /사진=뉴스1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 전경. /사진=뉴스1


국내 호텔시장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호텔신라와 롯데호텔이 양분 중인 시장에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가세하며 각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의 '큰 손' 신세계와 GS리테일의 공세가 돋보인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 특급호텔 웨스틴조선호텔을 운영하는 신세계조선호텔은 지난해부터 호텔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 중이다. 독자 브랜드 '레스케이프'를 선보이며 부티크 시장 선점부터 나섰다.



서울과 부산, 제주에 호텔 추가 운영도 확정지었다. 강남 르네상스호텔을 재개발하는 이지스자산운용과 임대차 계약을 맺고 2021년 263실 규모의 특급호텔을 선보인다. 부산 해운대 노보텔부산과 제주 서귀포 켄싱턴제주의 운영권도 확보, 내년 하반기부터 영업을 시작한다.

신세계는 웨스틴조선호텔로 호텔운영에 잔뼈가 굵은 만큼, 신라나 롯데처럼 독자 브랜드 카드도 고려 중이다. 토종 호텔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해외진출 그림도 그릴 수 있어서다. 최근 메리어트 인터내셔널과 '웨스틴' 브랜드 계약을 연장했지만, '조선 팰리스'라는 이름의 상표를 특허 등록하는 등 여러 후보군을 검토 중이다.



GS리테일도 2016년 파르나스호텔을 인수하면서 빠르게 호텔사업 강화 중이다. 특급호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서울 코엑스를 운영하는데 알짜배기라는 평가가 잇따른다. 2016년 119억원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575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2분기에도 GS리테일의 전체 영업이익 770억원 중 128억원을 일구며 편의점 다음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냈다.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바라본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 호텔. /사진=파르나스호텔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바라본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 호텔. /사진=파르나스호텔
자신감이 붙은 GS리테일은 비즈니스 호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독자 브랜드 '나인트리'를 명동에서 운영 중인데 인사동과 동대문에도 추가로 문을 연다. 운영 노하우가 필요한 특급호텔은 인터컨티넨탈 브랜드를 통해 부족한 경험을 메우고 비즈니스 호텔은 독자 브랜드를 내세우는 전략이다.

백화점이나 편의점과 비교하면 매출 규모는 작지만, 자리만 잡으면 안정적인 캐쉬카우라는 점에서 신세계와 GS리테일이 호텔에 거는 기대는 적지 않다. '호캉스(호텔+바캉스)' 트렌드를 비롯, 최근 국내 럭셔리 여행·레저 시장의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하지만 마냥 전망이 장밋빛인 것은 아니다. 신세계는 야심차게 선보인 레스케이프의 신통치 않은 성적이 고민거리다. 신세계조선호텔은 레스케이프의 부진으로 지난해 76억원의 영업손실을 봤고, 이번 2분기에도 56억 원의 적자를 냈다. 비즈니스 호텔을 연달아 개관하는 GS리테일도 고급호텔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시장상황이 조심스럽다. 한국호텔업협회에 따르면 2014년 15만2000원에 달했던 서울 시내 관광호텔의 객실평균 가격이 2017년 11만8000원으로 떨어지는 등 수익성이 지속 악화하는 추세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유통사업 강자인 호텔신라와 롯데가 호텔로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 시너지를 내고 있는 데 신세계와 GS리테일 역시 호텔사업을 통해 비슷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공급과잉이 우려될 정도로 럭셔리 호텔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차별성을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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