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황당' 제안…"핵으로 허리케인 막자"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8.2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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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NSC 허리케인 브리핑서 수차례 제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허리케인을 저지하기 위해 핵폭탄을 사용하는 것을 수차례 제안했다고 2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에서 허리케인 관련 보고를 받으면서 "왜 허리케인에 핵폭탄을 떨어뜨리지 않는가"라고 질문했다. 그는 이어 "(허리케인이) 아프리카 해안에서 형성돼 대서양으로 이동하는데 폭풍의 눈에 핵폭탄을 떨어뜨려 방해하면 된다"면서 "왜 그렇게 하지 않나"고 물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



그러자 보고자는 "조사해보겠다"고 답변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허리케인이 미국을 강타하기 전에 이를 저지해야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소식통은 "벌레 우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정도로 사람들은 모두 놀라 충격에 빠졌다"면서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다른 정부 고위 관료와 만났을 당시에도 허리케인에 폭탄을 투하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대화를 기록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메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핵'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폭탄을 통해 허리케인을 막아야 하는 지 그 여부를 물었다.



복수의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시작부터 지난해 4월까지 핵으로 허리케인을 저지하자고 꾸준히 언급해왔지만 행정부가 공식 정책으로 검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일부 백악관 인사는 대통령의 발언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계자는 "재앙을 초래하는 허리케인이 미국 본토를 강타하는 것을 막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핵폭탄으로 허리케인을 막자는 제안은 당초 1950년대 아이젠하워 정부 시절 한 과학자가 주장한 괴담(myth)"이라면서 "과학자들은 핵이 허리케인을 막지 못한다고 보고 있지만 대중들 사이에서 계속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해양대기국(NOAA)은 이에 '열대 저기압 관련 괴담'이라는 제목의 팩트시트를 작성해 핵이 허리케인을 저지할 수 없을 뿐더러 그 방사능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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