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신소재'인데 주가는 널뛰기…그래핀이 대체 뭐길래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8.2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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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아직 검증 전" 지적…학계서 "기술 제대로 있는지 확인하자" 요구도

세계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로저스 홀딩스 짐 로저스 회장 /사진=이동훈 기자세계적인 투자자로 불리는 로저스 홀딩스 짐 로저스 회장 /사진=이동훈 기자


최근 '꿈의 신소재'라고 불리는 그래핀 테마주가 다시 각광 받고 있다. 그러나 관련 종목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크게 변동하는 등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잦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그래핀 관련주에 대한 충분한 분석과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그래핀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나노메딕스 (3,140원 ▲140 +4.67%)는 이달 초 6220원에서 지난 16일 1만원까지 급등했다. 이후 계속해서 하락세를 보이며 전날 8120원까지 떨어졌다. 개인 투자자들이 이달 들어 9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세계 3대 투자 전문가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는 소식이 나노메딕스 주가를 상승시킨 요인으로 짐작된다. 앞서 나노메딕스는 스탠다드그래핀에 총 150억원을 투자했다. 과거 스탠다드그래핀 지분을 일부 인수한 바 있는 로저스 회장은 그래핀 관련 사업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그래핀 테마주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에도 구글이 국일제지 (800원 ▼137 -14.62%)의 자회사 국일그래핀이 개발한 그래핀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는 소식이 시장에 퍼지면서 관련 종목들이 한차례 출렁였다. 지난 4월 1000원대에 머물던 국일제지 주가는 5월 들어 4000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6월에는 나노메딕스가 스탠다드그래핀에 투자한다는 소식에 시장이 들썩였다. 이 밖에 엑사이엔씨 (808원 ▲2 +0.25%), 솔루에타 (1,470원 ▼20 -1.34%), 상보 (1,777원 ▲6 +0.34%) 등 그래핀 테마주로 분류되는 종목들도 모두 지난 5∼6월 한차례 상승세를 탔다가 점차 하락세를 타고 있는 흐름이다.

그래핀은 연필심으로 사용되는 흑연에서 추출한다. 흑연은 탄소들이 육각모양의 벌집구조를 이루는 2차원 구조의 판들이 층층이 쌓인 3차원 결합구조 형태다. 여기서 한 층의 2차원 탄소결합 판을 떼어낸 것이 바로 그래핀이다.

'꿈의 신소재'인데 주가는 널뛰기…그래핀이 대체 뭐길래
그래핀은 은보다 열전도성이 높고 구리보다 100배 이상 전기가 잘 통한다. 또 실리콘보다 100배 이상 전자의 이동이 빠르다. 이에 기존 반도체보다 전기의 흐름을 빠르게 할 수 있어 실리콘 기판을 대체할 수 있는 재료로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밖에 신축성이 좋아 늘리거나 접어도 전기 전도성을 잃지 않는다는 점에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는 물질로 평가받고 있다.


문제는 그래핀 테마주로 분류되는 업체들이 실제 상용화가 가능한 그래핀 관련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지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앞서 홍병희 서울대 화학부 교수가 국일제지의 그래핀 기술의 실체에 문제를 제기하며 공개 기술 검증을 요구하자 국일제지 측이 "기술보호를 위해 논란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고 맞서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증권사 연구원들이 작성하는 리포트 중에서도 그래핀과 관련된 내용이나 그래핀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들의 내용이 포함된 것을 찾아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그래핀 관련 업체들의 기술과 실적 등이 구체적으로 분석을 할 정도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업계의 검증이 이뤄지기 전인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신사업이 등장하면 자연스레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기 마련이지만 현재까지 그래핀은 5G나 2차전지 등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권업계에서는 시가총액이나 실적 등의 측면에서 그래핀 관련 종목들에 관심을 크게 두지는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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