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 왼쪽에서 세번째)이 지난 6일 삼성전자 천안사업장을 방문해 김기남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부회장(사진 맨오른쪽)과 함께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사업장을 찾아 구내식당에서 식사하며 임직원을 독려한 뒤 생산라인을 둘러볼 예정이다. 이후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경영진과 일본 수출규제 대응, 디스플레이 실적 개선, 애플의 OLED 공급처 다변화 등에 대한 대책회의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의 이날 삼성디스플레이 현장 방문은 중국의 추격으로 시장 주도권이 약해진 디스플레이 사업을 점검하고 챙기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저가공세로 LCD(액정표시장치) 패널가격이 급락하면서 올 들어 이어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부문 적자를 타개하기 위한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아산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이 부회장은 디스플레이 불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플렉서블 OLED의 핵심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도 큰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달 4일부터 수출규제를 강화한 이후 50여일 동안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단 한 건도 수출허가를 하지 않고 있다.
애플이 그동안 삼성디스플레이에서 단독 공급받았던 아이폰용 OLED 패널을 LG디스플레이 (10,750원 ▲170 +1.61%)를 비롯해 중국 BOE 등에서도 공급받기로 한 것도 고민거리다. LG디스플레이는 다음달 출시되는 아이폰11부터 일부 OLED 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전세계 중·소형 OLED 패널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95.7%에서 올 1분기 88.0%로 하락했다. 반면 중국 BOE의 시장점유율은 올 1분기 5.4%까지 올랐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위기 극복을 위한 '포스트 중·소형 OLED 전략'으로 TV용 등 대형 QD-OLED 패널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삼성디스플레이 사업장을 방문했을 때도 QD-OLED를 포함한 차세대 제품 개발 현황과 투자 전략을 보고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가동중단을 검토하고 있는 아산공장 8.5세대 LCD 일부 생산라인을 조만간 QD-OLED 라인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에 정통한 재계 한 인사는 "이 부회장이 대법원 선고 일정과 관계없이 현재 사업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현장 행보를 꾸준히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안다"며 "이달 초 사장단 회의에서 '긴장은 하되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한 것은 임직원들뿐 아니라 스스로도 다짐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