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로 인해 글로벌 경기침체가 앞당겨질 경우 수출 비중이 절대적인 한국경제도 쉽지 않은 국면으로 밀린다는 것이다. 일본과의 무역분쟁과 기업들의 이익감소 등 국내 증시가 처해있는 여건은 가뜩이나 어렵다.
지난 주말 뉴욕증시 하락폭(다우존스 2.37%, 나스닥 3%)보다는 작지만 일단 국내증시도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유예하겠다고 하는 등 양국 간 갈등은 다소 소강 국면이었는데 이번에 갈등이 재점화 하면서 국내 증시에도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며 "최근 한 번 증시가 바닥을 경험했지만 지금이 저점이라고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리 예고되기는 했으나 중국의 대응책은 다소 의외였다는 것이 시장 반응"이라며 "앞서 미국 정부가 3000억 달러 관세의 일부를 유예하면서 화웨이 제재도 추가 기간을 부여하는 등 유화적 분위기를 연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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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 증시도 어느정도 하락하겠지만 이미 예견된 이슈였다는 점에서 하방 압력은 어느정도 제한될 것"이라며 "하지만 증기 반등 흐름도 제한되면서 당분간은 좁은 박스권 장세를 형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제는 이번 이슈가 미국-중국의 충돌 강도를 높이면서 촉발될 제반 여건의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일단 약세 압박을 받고 있는 위안화 가치변동이 부담스럽다.
삼성증권의 서 연구원은 "미국의 관세를 상쇄하기 위해선 위안화 평가절하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는 중국의 외화유출 가능성을 잉태한다는 측면에서 부담"이라고 말했다.
양국이 무역 외 다른 분야에서도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현재 제시된 관세는 임계치에 달할 정도라 더 이상 타격감이 없어졌고, 이렇게 되면 다른 압박수단을 동원할 수 밖에 없다고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번 사태로 코스피, 코스닥 시장은 다시 저점 테스트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다만 이미 가격 메리트가 발생한 상태라 급격한 투매는 금물이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고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반등할 시점은 반도체 업황 개선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확인되는 지점에서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증시를 이끄는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살아나야 전반적으로 저평가 상태인 한국 증시도 살아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