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실패한 리츠, 롯데는 성공할까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8.25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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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규모 4000억원 수준으로 홈플러스리츠보다 적어…리테일 한계 극복하고 리츠시대 앞당길지 주목

롯데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이하 롯데리츠)가 공모 구조를 확정하고 오는 9월 시장 평가에 돌입한다. 앞서 상장계획을 철회한 홈플러스리츠의 실패를 극복하고 롯데리츠가 국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시대를 앞당길 신호탄을 쏠지 관심이 높다.

홈플러스는 실패한 리츠, 롯데는 성공할까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최근 한국투자증권 등 주관사, 기초자산에 편입된 점포 등과 함께 국내외 기관투자자의 투자수요를 끌어낼 전략 마련에 한창이다.



롯데리츠는 오는 9월 23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예정일은 오는 10월 말이다.

국내 주요 리테일 기업은 부동산 자산유동화 차원에서 리츠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리츠는 안정적인 배당 수익을 담보로 하는 투자 상품으로, 직접 투자가 주를 이루고 있는 국내 부동산 시장에 간접 투자 비중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1조원 이상의 공모를 기반으로 한 리츠를 시도했지만, 기관투자자의 외면으로 지난 3월 결국 공모를 철회했다. 당시 시장에선 국내에서 생소한 대규모 리츠라는 상품에 대한 신뢰 부족, 리테일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 둔화 등이 실패 이유로 꼽혔다.

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리츠의 경우 장기 임대차 계약을 통한 7%안팎의 높은 배당수익률을 투자포인트로 내세웠다"며 "그러나 해외 기관투자자 사이에선 한국 리츠가 생소하다고 생각하고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공모 시장에서도 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은데다 대박을 기대할 수 있는 공모주가 아니라는 점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롯데리츠는 홈플러스리츠와 차별화에 공을 들였다. 공모 규모가 1조원을 훌쩍 넘은 홈플러스리츠와 달리 공모 규모를 40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공모 규모가 작은 만큼 공모 투자자 유치 과정에서 비교적 부담을 덜 수 있다.

또 홈플러스 마트로만 자산을 구성한 홈플러스리츠와 달리 롯데리츠는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아울렛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홈플러스의 최대주주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지만, 롯데리츠는 공모 뒤 롯데쇼핑이 지분 50%를 보유한다. 롯데리츠가 지난 7월 한국신용평가로부터 신용등급 'A+'를 받은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결국 리테일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롯데리츠 공모 성공의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마트가 창립 뒤 26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사건은 상징적이다. 쿠팡 등 온라인 및 모바일 기반 신생 유통 업체의 공격적인 행보도 리테일에 대한 우려를 키우는 요인이다.

반면 나란히 지난해 상장한 이리츠코크렙 (4,780원 0.00%)신한알파리츠 (6,020원 ▲10 +0.17%)가 예고한 배당 수익을 안정적으로 지급하고 있는데다 주가 흐름이 비교적 견조하다는 점은 롯데리츠 공모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리츠의 본질적 특성은 중장기적인 안정적 투자라고 볼 수 있는데, 롯데리츠는 안정성에선 확실하다는 게 강점"이라며 "오프라인 유통에 대한 우려가 있는 걸 알지만, 롯데쇼핑은 오프라인과 온라인 사업 연계를 통한 시너지에 강점을 갖춘 회사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전반적으로 주식 시장 상황이 좋지 않지만, 롯데리츠는 공모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데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등 우량 점포 위주로 자산을 구성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아직까지 시장에서 롯데리츠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리츠코크렙 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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