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된 증시, 시장 자금조달도 급감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김도윤 기자 2019.08.27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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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중순까지 코스피·코스닥·코넥스 자금조달 9.3조, 전년 동기비 43% 급감

침체된 증시, 시장 자금조달도 급감


실적부진에 주가흐름까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며 국내 증시에서의 상장사 자금조달이 전년 동기 대비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 중순까지 코스피와 코스닥, 코넥스 시장에 상장된 기업들이 유상증자로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CB(전환사채) BW(신주인수권부사채) EB(교환사채)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건수는 597건, 조달 규모는 9조31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건수로는 35%, 규모로는 42.8% 가량 줄었다.

유상증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 10조2710억원에서 올해 3조8460억원으로 63% 가량 줄어든 영향이 가장 컸다. BW(4340억원→2586억원) EB(1조872억원→903억원) 등도 함께 줄었다. 그나마 CB만 발행규모가 지난해 4조5059억원에서 올해 5조142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자금조달 규모의 급감은 주가흐름의 부진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유상증자나 CB, BW, EB 모두 발행일을 기준으로 한 주가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유상증자의 경우 해당기간의 주가가 높으면 발행사(상장사)는 같은 규모의 주식을 발행하더라도 더 많은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CB, BW, EB 등 주식형 사채의 경우도 전환가액, 신주인수권 행사가격, 교환가격 등이 발행결정 당시를 전후한 시점의 주가에 연동된다.

실제 코스피는 지난해 2041.04로 마감한 후 올 2월과 4월에 잠깐씩 2200을 웃돌았다가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가에 실적부진 등 여파로 이날 1916.31로 마감했다. 코스닥 역시 올 4월만 하더라도 장중 770선을 돌파하는 등 상승세를 보이다가 이날 582.91로 600선을 내줬다.

주가부진은 대외여건 불확실성 외에도 실적부진에서도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부진한 실적으로 인해 주가가 우하향 흐름을 이어가고 이 여파로 상장사들의 자금조달 활동도 급격히 줄었다는 얘기다. 거래소가 올 상반기 보고서를 집계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7%, 당기순이익은 43% 각각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들은 전년 동기 대비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5.4% 늘었으나 순이익은 12% 감소해 부진한 실적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증권사의 ECM(주식자본시장) 담당자는 "부진한 실적에 주가까지 약세흐름을 이어가면 발행사들이 나중의 지분희석 등을 우려해 자금조달에 더욱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며 "필요한 자금을 제때 수혈받지 못할 경우 향후 성장동력을 제때 구비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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