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도, 자율주행기술 매출본격화…주가도 자율주행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8.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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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K5·제네시스SUV…만도 ADAS(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 채택급증

편집자주 [종목대해부]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기업에도 생체리듬이 있다. 사업구조 변화 같은 큰 진폭의 리듬 뿐 아니라 단발성 이슈에 따른 짧고 주기적인 진폭도 있다. 이런 생체리듬은 다양한 변수로 구성되는데 각 부문의 리듬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모일 때가 있는데 이렇게 되면 빅 사이클에 진입한다.

주력제품의 경쟁력 향상과 신규제품 출시, 브랜드 인지도 개선, 지배구조의 긍정적 변화, 블루오션 진입, 유능한 경영진 선임 등이 빅 사이클을 끌어내는 요인이다. 여기에 시장여건까지 도와주면 슈퍼 사이클로 발전하곤 한다.



사이클 초기에 나타나는 민감한 변화를 짚어내면 주식투자에서 큰 수익을 낼 수 있다. 정보의 신선함도 필요하지만 발생한 이슈를 정확히 해석하는 능력도 이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한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부품업체 만도 (32,800원 ▼50 -0.15%)는 이런 측면에서 최근 주목할 만한 기업이다.

주력시장 중 하나인 중국의 판매부진에 법제도 변화에 따른 인건비 부담을 극복하고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내놨다. 여기에 시장 다변화와 자율주행 등 첨단 사업부문의 성장세가 가파르게 올라가는 등 구조적인 변화 초입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으며 외국인과 국내 기관투자자들도 지분을 꾸준히 늘리는 중이다.

◇1962년 탄생한 국내 최고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자동차 부품회사이자 현대차그룹과는 창업자간 혈연 관계(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故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 사이이기도 하다.


1962년 만도의 모태인 현대양행㈜이 설립됐고 1964년 안양공장을 신축해 본격적인 부품생산에 들어갔다. 이후 주요 연혁은 △1979년 자동차부품 연 15만대 생산규모 증설 △1984년 30만대 규모로 증설 △1997년 GM 조향장치 공급, 다임러 제동장치 첫 수주 △2001년 포드 조향축 공급, 독자개발 ABS(브레이크 잠김 방지 장치) 국내 첫 중국수출 △2008년 독일 헬라와 합작사 만도헬라일렉스토릭스 설립 △2009년 PSA(푸조-시트로엥) 캘리퍼 브레이크 공급계약 체결 △2010년 코스피 재상장, BMW 폭스바겐 제품수주 △2012년 GM자동차, 닛산 부품수주 등이 있다.

만도는 재계12위까지 성장하기도 했으나 IMF 위기 당시 한라중공업 부도로 인해 외부에 매각된 바 있다. 2008년 정몽원 회장이 한라그룹 회장을 맡으며 만도를 되찾아 왔고 현재 최대주주는 한라그룹 지주회사인 한라홀딩스(30.25%)다.

만도는 자동차 부품 가운데 제동(Brake), 조향(Steering), 현가(Suspension) 장치 생산을 주력으로 한다. 각 부품 부문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바탕으로 원가 및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들의 글로벌 순위는 현대모비스(7위), 현대위아(36위), 현대트랜시스(38위), 한온시스템(46위), 만도(47위), 현대케피코(91위) 등이다.

만도, 자율주행기술 매출본격화…주가도 자율주행


◇생산+설계능력 강점. 中부진으로 가려져

만도의 지역별 매출액(반기보고서 기준)을 보면 △한국 56% △중국 21% △미국 16% △인도 9% 등이다. 만도의 강점은 공장 생산라인과 공정을 자체 설계하는 능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원하는 사양의 제품을 최소의 생산원가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도는 이런 경쟁력을 살리지 못한 채 극심한 실적부진을 겪어왔다. 만도가 현대차그룹과 함께 공을 들인 중국시장이 극심한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만도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37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0.8% 감소했다.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44%나 하회한 수치였는데 중국의 부진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중국 4분기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동기대비 15% 줄었으나 만도의 4분기 중국 매출은 38% 감소했다.

중국 여파는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2분기 만도의 중국 매출액은 278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9.9%나 감소했다. 현지 현대차그룹향 매출은 27% 줄었고 중국 지리 자동차(Geely)향 매출도 17%나 감소했다.

◇중국 외 전 지역 매출'UP'

그럼에도 불구하고 증권가는 만도의 2분기 실적에 대해 "크게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린다. 중국의 부진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아쉽지만 전반적인 성적표는 오히려 좋았다는 것이다.

중국을 포함한 만도의 2분기 매출액은 1조4636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 감소한 518억원이었다.

증권가는 "중국을 제외하고 다른 지역에서 거둔 실적을 분석해보면 만도의 2분기는 어닝 서프라이즈(예상외 실적호조)"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부진을 딛고 2분기 매출액이 플러스(+)로 전환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10% 이상 상회했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실제 2분기 만도의 북미 매출액은 25.3%나 증가했고 한국에서도 7.2%의 성장률이 나왔다. 인도는 총선 등의 이슈로 자동차가 역성장했으나, 만도의 인도 로컬향 매출은 2배 이상 성장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현대차 비중이 75%까지 낮아지고, 인도 로컬 비중이 13%까지 확대됐다. 유럽매출도 22% 증가했다.

계륵으로 전락한 중국시장은 아직 기대감이 없으나 실적 부진이 조금만 해소되도 만도에 플러스 알파(α) 효과가 더해질 수 있다는 시각까지 나온다. 중국의 경우 상반기 재고소진이 마무리되며 최악의 국면을 지나는 중이라 2분기 저점을 찍고 3분기부터 반등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만도의 실적개선은 어디서 나왔을까. 시장에서 주목하는 것은 ADAS(첨단운전자 보조시스템)이다. 자율주행 기술 핵심인 ADAS는 최근 국내외 신차에 본격적으로 채택되기 시작했다.

◇만도 자율주행 핵심기술 ADAS 성장이 비결

만도는 차선유지제어(LKAS), 차간거리제어(SCC), 사각지대경보장치(BSD) 등을 종합해 ADAS를 납품하고 있는데 차량 라인업을 생각하면 최소한 앞으로 3년간은 ADAS 매출액이 무척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ADAS는 고급차에만 선택적으로 보급됐으나 최근에는 중저가 차량에까지 확산 적용되는 추세다. ADAS의 경우 국내외 업체들이 일부 있으나 만도처럼 샤시
모듈 전반(브레이크, 서스펜션, 스티어링)을 아우르면서 미래 기술을 확보하고
가격경쟁력을 갖춘 업체는 많지 않다는 평가다.

ADAS 채택이 보편화될수록 만도 제품에 대한 수요는 증가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만도 ADAS는 상반기 판매가 좋았던 현대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하반기 현대 베뉴와 기아 셀토스, K5에 들어간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번째 SUV인 제네시스GV80에도 통합 ADAS 솔루션이 제공된다.

2분기 ADAS 매출액은 1800억원 가량으로 전년 동기대비 36%나 증가했다. 회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2.3%로 3%포인트나 확대됐다. 마진도 좋아 회사 이익에 기여하는 바가 큰데 올해 연간으로는 7000억원 중반의 매출(성장률 40%)이 가능할 전망이다.

◇제네시스SUV, 소나타, K5, 베뉴…만도 ADAS 채택하는 차량급증

만도의 인건비 부담이 경감된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달 1일 통상임금 노사협상이 마무리되며 7년을 끌어온 법정분쟁이 종결됐다. 통상임금과 함께 임금협상도 타결됐고 7년 연속 무분규(노조 합의안 찬성률 74%)가 이뤄졌다.

통상임금 판결과 관련해 만도는 2017년 3분기에 1793억원의 충당금 설정했는데 비용이 확정되면서 하반기 최대 314억원의 충당금 환입이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앞선 6월 만도는 임원 구조조정을 마쳤으며 7월부터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1분기에는 중국법인에서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가 현지인력의 15%를 감원했고 가동률이 떨어진 생산라인을 인도 공장으로 옮기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만도 인도법인은 현대·기아차와 포드 등 글로벌 업체와 타타 자동차, 마힌드라 등 현지 업체에 섀시 제품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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