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공화당… '그린란드=미국땅' 티셔츠

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2019.08.23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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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가 내놓은 '그린란드 티셔츠' /사진=NRCC 홈페이지미국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가 내놓은 '그린란드 티셔츠' /사진=NRCC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고 밝혀 논란이 된 가운데, 미 공화당은 그린란드를 미국 땅으로 표시한 티셔츠를 내놨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미 공화당 의회위원회(NRCC)는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을 확장하려는 그의 노력을 지원해달라"며 한정판 '그린란드 티셔츠'를 팔고 있다.



해당 티셔츠는 앞면 가운데에 미국 본토와 함께 우측 상단에 그린란드가 그려져있다. 그린란드 영토 안에는 성조기가 그려져 있어 마치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처럼 표기했다. NRCC는 공화당에 25달러 이상 기부금을 내는 사람에게 이 티셔츠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네바다 주 공화당에서 내놓은 '그린란드 티셔츠' /사진=네바다 공화당 트위터미국 네바다 주 공화당에서 내놓은 '그린란드 티셔츠' /사진=네바다 공화당 트위터
네바다 주(州) 공화당도 비슷한 '그린란드 티셔츠'를 25달러에 팔고 있다. 네바다 공화당은 트위터에서 "그린란드를 51번째 주로 만드는 것에 대한 당신의 지지를 보여달라"고 밝혔다. 티셔츠 앞면에는 '그린란드! 이 땅은 너의 땅, 이 땅은 우리 땅'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고 뒷면에는 미국과 그린란드 영토 모양의 캐릭터가 서로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WP는 "공화당이 그린란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기금 모금 홍보에 이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내년 하원 의석을 되찾으려는 공화당은 지난달 730만달러를 모금한 민주당과 달리 410만달러를 모금하는 데 그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적인 자리에서 측근들에게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여러 차례 밝히며 참모들에게 매입을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그린란드 매입을 '대규모 부동산 거래'라고 언급하며 "전략적으로 흥미로운 일이다.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이처럼 그린란드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그린란드가 지정학적으로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북대서양과 북극해 사이에 위치한 그린란드는 약 210만㎢의 면적과 인구 5만명을 가진 세계 최대의 섬으로 러시아를 대항할 미국의 군사적 요충지다. 여기에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최근 들어 다시 경제적 가치가 급등하고 있다. WSJ는 "빙하가 녹으면서 2~3년 내로 러시아 동북부에서 캐나다 북부 해역, 유럽을 잇는 '북서항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물론 이러한 소식에 덴마크 측은 황당하다며 반발했다. 지난 16일 그린란드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리는 비즈니스의 기회는 열려있는 곳이지만 파는 곳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덴마크도 18일 메테 프레데릭센 총리는 "사람과 땅을 사고파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면서 "미국의 그린란드 매입 검토가 진지한 일이 아니길 바란다"라고 거부했다.

이후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프레데릭센 총리가 그린란드 매입 논의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9월 초로 예정된 덴마크 방문 계획을 취소하겠다고 적어 또다른 논란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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