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미아 '유지→절충안→종료' 급반전 이유 있었다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2019.08.2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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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우리 외교적 노력에 日 반응없자 '종료' 초강수

【오사카(일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19.06.28.     pak7130@newsis.com【오사카(일본)=뉴시스】박진희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2019.06.28. [email protected]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는 예상밖 카드였다. 당초 '유지' 입장이었던 정부는 '절충안'을 검토하다가 '종료'로 최종 입장을 정했다.

23일 청와대에 따르면 정부는 7월말까지 지소미아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잡고 있었다고 한다. 지난 2일 일본이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우리를 제외한 이후에도 지소미아의 틀을 연장하되, 군사정보를 교류하지 않는 일종의 절충안을 검토했다. 한일 간 미래지향적 관계를 위한 '협력'과 '대화'를 통한 한일 갈등의 무게를 뒀다.



하지만 거듭된 대화 제안에 일본이 응답을 하지 않자 기류가 급변했다. 일본은 6월 오사카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거부했고, 지난달 두 차례 파견된 우리 측 특사와의 접촉에서도 별다른 호응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스탠드스틸'(현상유지 속 협상) 제안 역시 일본이 받지 않았다.

"일본이 대화의 길로 나온다면 기꺼이 손을 잡겠다"고 한 문 대통령의 8·15 광복절 경축사에도 일본은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다. 전날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까지 '빈 손'으로 끝나자 미련없이 지소미아 종료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전날 오후 3시 청와대에서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가 열려 협정 종료를 결정했다. 상임위원들은 대통령 집무실로 자리를 옮겨 이를 보고했다.

약 1시간 가량 토론이 펼쳐졌고 문 대통령은 이를 재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보고에) 이낙연 국무총리도 있었다. 사실상 NSC 전체회의라 봐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외교협상의 전면에 섰던 김현종 2차장 대신 김유근 1차장이 이 결과를 브리핑했다. 지소미아가 국방 사안인데다, 김유근 1차장이 NSC 사무처장이란 점도 고려한 선택이다. 특정 부처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부 차원의 종합적 의사결정이란 걸 보였다.


청와대는 배경설명을 통해 일본과 외교관계가 악화하며 통상-외교 다방면에서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본의 태도변화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부는 최선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왔고, 정치 안보 국민 정서적으로 면밀히 검토했다"며 "어려울 때는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원칙대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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