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직장인 월 건강보험료 11만6018원…3653원 인상

머니투데이 김근희 기자 2019.08.23 05:00
글자크기

제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보건복지부 / 사진=민승기 기자보건복지부 / 사진=민승기 기자


정부가 내년 국민건강보험료율을 종전 목표보다 낮춘 3.2% 올리는 것으로 '절충'을 택했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오후 7시 제17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을 열고, 2020년 건강보험료율을 3.2%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 보험료율은 현행 6.46%에서 6.67%로, 지역가입자의 보험료 부과점수당 금액은 189.7원에서 195.8원으로 오른다. 직장가입자의 본인 부담 평균 보험료는 11만2365원에서 11만6018원으로, 지역가입자의 세대당 평균 보험료는 8만7067원에서 8만9867원으로 각각 오른다.



이날 결정된 인상요율은 기존 3.49% 인상안에서 0.29%포인트 후퇴한 것이다. 보험료를 올리기 전에 정부 재정충당부터 충실히 이행하라는 시민단체 압박에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건강보험료율 인상은 가입자단체의 반대 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이뤄졌다. 복지부는 지난 6월28일 건정심을 열고 2020년 건강보험료율 결정을 심의했으나, 건강보험 가입자단체들의 반대에 부딪혀 회의는 결국 파행됐다. 매년 6월 진행하던 다음 해 건보료 인상 결정이 미뤄진 건 전례 없는 일이었다.



가입자단체들은 건강보험료율을 올리기 전에 정부가 미납한 건강보험 국고지원금을 먼저 완납하라고 요구했다. 보험료 예상수입의 20%를 국고에서 보조해줘야 하지만 2007년 이후 13년간 21조5000억원을 덜 줬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번 건정심 역시 순탄치 않았다. 무상의료운동본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건정심이 진행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건강보험 재정에 대한 국가 책임 촉구 및 보험료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결국 이날 오후 7시에 열린 건정심은 밤 11시30분쯤 끝났다.

복지부는 건정심에서 전립선 등 남성생식기 초음파 건강보험 적용 범위 확대도 결정했다. 그동안 남성생식기 초음파 검사는 암, 심장, 뇌혈관, 희귀난치병 등 4대 중증질환에 한해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됐었다.


다음달 1일부터 환자 의료비 부담이 기존 5만~16만원에서 3분의 1 수준인 2만~6만원으로 줄어든다. 이번 조치로 연간 약 70~90만명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급여 항목인 초음파방광용적측정기(Bladder scan)를 이용한 방광 잔뇨량 측정 검사(1일당)’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비급여 관행가격은 평균 2만원으로 환자가 전액 부담하고 있으나, 앞으로 환자 부담 비용은 5000원 내외로 줄어든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