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트럼프' 보우소나루 "아마존 산불은 NGO 탓"

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2019.08.22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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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우주연구소 "올해 파괴된 아마존 면적, 전년보다 278%↑"

불타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사진=로이터불타는 브라질 아마존 열대우림. /사진=로이터


극우 성향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아마존 열대우림의 산불 급증 배후로 환경 관련 비정부기구(NGO)를 지목해 비난을 샀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철강업계회의에 참석해 "아마존 화재 관련 질문에 대해 내 생각을 말하자면 돈이 떨어진 NGO들에 의해 (화재가) 시작됐을 수 있다고 본다"며 "이들의 의도가 뭐겠냐? 브라질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구체적인 단체의 이름이나, 이러한 추측을 한 배경이나 근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브라질의 아마존 열대우림은 7월 말 발생한 대형화재가 3주째 이어지며 북부 혼도니아 주, 마투그로수 주, 파라 주, 아마조나수 등으로 피해가 확산되는 추세다.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에 따르면 브라질에서 올해 들어 현재까지 발생한 산불은 7만2843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83% 늘었다. 이중 절반이 넘는 화재가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일어났다. INPE는 올해 산불 발생 빈도가 2013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이며, 올해 7월 파괴된 아마존 열대우림의 면적이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278% 급증했다고 밝혔다.

산티아고 가소 미국 항공우주국(NASA) 연구원은 "아마존의 화재가 위성에 처음 포착된 것은 지난 13일"이라며 "화재로 인해 이 일대 상공 310만㎢가 연기로 뒤덮였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대대적인 화재는 지난 7월 벌목행위가 급증한 뒤 잇달아 발생했다.



환경단체는 산불 발생 급증세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대한 상업적 개발을 허용하겠다는 보우소나루 정부의 공약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해왔다. 보우소나루 정부 들어 아마존 보호를 위해 도입된 개발 관련 규제가 허물어지며 농민, 목축업자들이 토양 개선·목축지 마련 등을 위해 불법으로 산을 태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월 취임해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리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아마존에 수력발전소와 다리 건설, 고속도로를 세우는 3대 프로젝트를 계획하는 등 자연 보존보다 개발을 밀어붙이는 행보를 보였다. 브라질 우주연구소의 결과도 역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연구소가 위성사진으로 분석한 삼림파괴 데이터를 두고 논쟁을 벌이다가 지난달 협회장을 해고한 지 얼마 안돼 발표됐다.

환경 보호를 등한시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행동으로 국제 사회의 반발도 일었다. 노르웨이·독일은 브라질 정부와 환경단체를 지원하는 아마존 펀드의 후원을 끊었고, 유럽이 환경파괴를 일삼는 브라질이나 주변 남미국가와 무역 거래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환경 NGO는 비난을 쏟아냈다. 브라질환경보호연구소의 카를루스 보쿠이 소장은 "완전히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면서 "(대통령의) 발언은 너무 무책임한 것"이라고 비판했고, 세계자연기금(WWF) 브라질 지부의 하울 발리 사회환경정의국장은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현 정부는 통제 불능 상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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