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하락이 기회…높아지는 수익률=상장사들의 배당수익률은 올해 부쩍 증가 추세다. 배당수익률은 1주당 배당금을 주가로 나눈 값인데, 증시가 하락하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코스피 지수는 올 들어 전날까지 약 4%, 코스닥 지수는 약 9% 하락했다.
실제 오렌지라이프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말 8.52%에서 지난 20일 9.78%로 높아졌다. 동양생명의 경우 4.14%에서 7.39%로, 쌍용양회와 하나금융지주 등도 5%대였던 수익률이 현재 6%대로 올라섰다.
일찌감치 고배당주로 부각된 주식들은 배당수익률을 뛰어넘는 주가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매년 5000원의 고배당을 유지하는 효성은 배당매력에 실적까지 좋아지면서 올 들어 주가가 76% 급등했다. 맥쿼리인프라 역시 고배당주로 주목받으면서 23% 올랐고, 정상제이엘에스도 7%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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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반적 이익 부진 현상 속 호실적, 고배당 종목에 기관 수급이 쏠리고 있다"며 "고배당과 기관 수급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이 연말까지 꾸준하게 좋을 것이고 효성, 두산, 미래에셋대우, 동부건설, KB금융지주, 삼성증권, 하나금융지주, 현대모비스 등이 해당 기준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코스피 상장사 배당금은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섰다. 2018년 26조4000억원에서 14% 증가한 수치다. 이전 5년간 코스피 배당액은 연평균 18%씩 늘었다. 올해도 배당액이 지난해 수준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할 때 예상 배당금은 34조원을 웃돈다.
배당주는 전통적으로 찬 바람이 부는 9~10월이 투자 적기다. 연말 배당을 노린 배당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9월부터 주가가 본격 오르기 때문이다. 배당을 받으려면 배당락일 전까지 주주명부에 올라있어야 한다. 배당락일은 폐장일 하루 전인만큼 적어도 폐장일 2영업일 전에 주식을 매입해야 한다.
◇해외주식도 배당주가 '답'=달러가 안전자산으로 부각되고, 미국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면서 달러로 환전해 해외 배당주에 직접 투자하려는 이들도 늘고 있다. 특히 분산투자가 가능한 배당 ETF(상장지수펀드)가 인기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해외 대표 배당 ETF인 VYM (Vanguard High Dividend Yield ETF) 매수액은 지난해 말 대비 현재 3배 늘었다. 수익률도 이 기간 10.5%를 기록했다. 글로벌 상장 리츠에 투자하는 REET(iShares Global REIT ETF) 역시 매수액이 1.5배 늘고 수익률은 15.8%를 기록했다. 해당 ETF는 미국 리츠에 66% 투자해 미국 집중도가 높다. 미국 외 선진국 배당주에 베팅하는 IDV (iShares International Select Dividend ETF)도 매수액이 4배 늘었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배당주 투자는 검증된 투자법"이라며 "1992년부터 올해 7월말까지 S&P 500은 12.7배 상승했는데 S&P 500 고배당지수는 18.2배, S&P 500 배당성장지수는 19.7배 상승해 장기투자할 수록 배당을 지급하는 우량기업 성과가 돋보였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는 "미국은 분기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이 409개고, 월 배당을 지급하는 곳도 44개여서 연말에 투자하는 전략이 불필요하다"며 "월 배당 기업 중 배당금을 29년 연속 증액한 리츠 리얼티인컴(O US), 1년에 13~14번 배당을 실시하는 메인스트리트캐피털(MAIN US), 올해 순이익 개선이 기대되는 캐나다 통신기업 쇼커뮤니케이션(SJR US)가 유망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