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수조에 모인 물은 지름 4.2m인 수압철관을 통해 720m 아래로 뚝 떨어진다. 이 물이 바닥에 설치된 발전기에 도달해야 비로소 전력이 생산된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설비용량은 55.4㎿로 수마트라섬 5만5000가구에 전기를 제공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2009년부터 왐푸 수력발전소 사업을 추진해 2016년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대형 석탄화력발전소를 굴리는 전력그룹사가 수력발전소 사업에 뛰어들자 의아하게 보는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중부발전은 수력발전소 건설 경험을 축적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중부발전이 해외 신재생에너지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보증이다.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보증을 토대로 인도네시아전력청(PNL)과 장기 전력판매계약을 맺었다. 은행권은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사업이 안정적이라고 판단, 중부발전에 사업비를 빌려줬다.
다른 하나는 지리적 요건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물 자원이 풍부하다. 또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국가다 보니 섬 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게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수력발전소 사업을 펼칠 최적의 입지 조건인 셈이었다.
왐푸 수력발전소 사업을 통해 중부발전과 인도네시아 정부와 신뢰가 쌓였다. 덕분에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사업도 탄력받았다. 총사업비 1억9000만달러(약 2288억) 규모로 중부발전(지분률 52.5%)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포스코건설(17.5%), 수출입은행(15%), BS에너지(10%) 등 국내 기업도 패키지 방식으로 동반진출에 성공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1kWh 당 8.36센트에 인도네시아전력청이 구매한다. 당시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최고 구매단가다. 높은 전력단가를 바탕으로 상업생산에 들어간 첫해인 지난해 매출 90억원을 올렸다. 올해 매출액 전망은 100억원이다.
강원도 양양 양수발전소/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중부발전은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를 지으면서 중소기업과도 협업했다. 댐 철제 수문(일신), 파이프 배관(해창플랜트) 등은 중소기업 제품을 활용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설계(이산)도 중소기업에 맡겼다.
현재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내 4곳에서 수력발전소 사업을 추가로 추진 중이다. 4개 사업 모두 예선 성격인 사전적격심사를 통과했다. 본선인 입찰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가장 큰 라이벌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앞세운 중국 기업이다. 중부발전은 기술경쟁력을 내세워 입찰에서 중국 기업을 이기겠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가 중부발전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중부발전은 스웨덴에서 대규모 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또 미국 네바다주, 텍사스주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중부발전이 지난해 정부 경영평가에서 35개 공기업 중 2위로 오르는데 기여했다.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은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과제는 미래 먹거리 개발"이라며 "중부발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청정 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