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높이 8m, 너비 40m의 댐에서 시작된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소양강댐, 대청댐처럼 댐에서 곧장 물을 떨어뜨려 전력을 만들지 않는다. 댐에 저장된 물은 6.23㎞ 길이의 수로를 타고 흘러 내려간다. 도착지는 가로 22m, 세로 55m, 깊이 10.6m의 수조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는 중부발전이 2년 먼저 가동하기 시작한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중 해외 자본이 주도한 사업은 왐푸 수력발전소가 처음이다.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중부발전이 해외 신재생에너지 거점으로 인도네시아를 주목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보증이다.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정부의 보증을 토대로 인도네시아전력청(PNL)과 장기 전력판매계약을 맺었다. 은행권은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사업이 안정적이라고 판단, 중부발전에 사업비를 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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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하나는 지리적 요건이었다. 인도네시아는 물 자원이 풍부하다. 또 수천 개의 섬으로 이뤄진 국가다 보니 섬 내에서 전력을 생산하는 게 전력난을 해소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수력발전소 사업을 펼칠 최적의 입지 조건인 셈이었다.
왐푸 수력발전소 사업을 통해 중부발전과 인도네시아 정부와 신뢰가 쌓였다. 덕분에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사업도 탄력받았다. 총사업비 1억9000만달러(약 2288억) 규모로 중부발전(지분률 52.5%)이 사업에 뛰어들면서 포스코건설(17.5%), 수출입은행(15%), BS에너지(10%) 등 국내 기업도 패키지 방식으로 동반진출에 성공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는 1kWh 당 8.36센트에 인도네시아전력청이 구매한다. 당시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 최고 구매단가다. 높은 전력단가를 바탕으로 상업생산에 들어간 첫해인 지난해 매출 90억원을 올렸다. 올해 매출액 전망은 100억원이다.
강원도 양양 양수발전소/사진제공=한국중부발전
중부발전은 땅가무스 수력발전소를 지으면서 중소기업과도 협업했다. 댐 철제 수문(일신), 파이프 배관(해창플랜트) 등은 중소기업 제품을 활용했다. 땅가무스 수력발전소 설계(이산)도 중소기업에 맡겼다.
현재 중부발전은 인도네시아 내 4곳에서 수력발전소 사업을 추가로 추진 중이다. 4개 사업 모두 예선 성격인 사전적격심사를 통과했다. 본선인 입찰결과는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가장 큰 라이벌은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앞세운 중국 기업이다. 중부발전은 기술경쟁력을 내세워 입찰에서 중국 기업을 이기겠다는 목표다.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소가 중부발전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전부는 아니다. 중부발전은 스웨덴에서 대규모 풍력 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또 미국 네바다주, 텍사스주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중부발전이 지난해 정부 경영평가에서 35개 공기업 중 2위로 오르는데 기여했다.
박형구 중부발전 사장은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큰 과제는 미래 먹거리 개발"이라며 "중부발전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청정 재생에너지 산업을 국가 미래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