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에 유탄 맞은 공모주·스팩 투자자들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19.08.2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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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침체에 공모주 투자자들이 유탄을 맞고 있다. 신규 상장기업들이 투자자 보호를 위해 공모가를 낮춰잡는 경향이 자리 잡으며 한동안 공모주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성립했는데, 최근 무차별한 주가급락으로 이런 공식이 깨진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최근 인기를 끌던 스팩(SPAC) 투자도 한풀 꺾이는 조짐이다. 일부 스팩은 합병할 기업을 찾지 못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들은 총 18곳(스팩제외)으로 이들 기업들의 평균 주가상승률(공모가 대비)은 1.32%를 기록했다.



표면적으로는 나쁘지 않아 보이지만 마니커에프앤지를 제외하면 수치가 확 달라진다. 지난 20일 상장한 마니커에프앤지는 공모가 4000원에 현재 주가 8300원으로 100%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니커에프앤지의 수익률을 제외하면 평균 4.92% 손실이 발생한 상태다.

손실율이 큰 종목을 보면 아이스크림에듀 47%로 가장 컸고 △에이스토리 40% △에이에프더블류 39% △슈프리마아이디 27% △플리토26% △코윈테크 23% △세틀뱅크 20% △나노브릭 14% 등이다. 특히 공모시장에서 엄청난 자금을 빨아들였던 에이에프더블류와 세틀뱅크가 체면을 구겼다.



에이에프더블류는 최종 경쟁률 552.22대 1, 청약증거금 4조8725억원을 기록했으며 세틀뱅크도 경쟁률이 309.6대 1이었다. 슈프리마아이디 역시 일반공모 청약에서 707.26대 1을 기록했고 1조6000억원이 넘는 청약증거금을 끌어간 바 있다.

이들을 포함해 총 11개 종목이 마이너스(-)이고 수익이 나온 종목은 에스피시스템스, 대모, 레이, 한국바이오젠, 그린플러스, 윌링스 등 7개에 불과하다.

상반기 신규상장한 17곳 기업들의 주가는 더욱 좋지 못하다. 상장 후 증시여건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지케어텍을 비롯해 노랑풍선, 아모그린텍, 지노믹트리, 이노테라피, 까스텔바작, 수젠텍 등 대부분 기업들이 공모가를 하회한 상태다.


비상장 기업과 합병을 목적으로 만들어지는 스팩들도 애매해졌다. 스팩은 일반적으로 시장이 부진할 때 빛을 보는 경우가 많다. 합병이 무산돼 해체할 경우 공모가(통상 2000원)를 투자자들에게 돌려주는 데다 이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장 기업 합병이 잘 이뤄지면 투자이익도 쏠쏠하다.

이 때문에 지난 5~6월에는 공모가의 100% 이상 상승한 스팩이 상당했는데 이후 증시침체가 길어지며 문제가 생긴 상태다. 비상장 기업들이 합병, 상장을 포기하거나 시기를 늦추며 스팩상장 데드라인에 걸린 경우가 허다하다.

SK제3호스팩이 대표적인 사례인데 전자지급결제 대행업체인 페이게이트와 합병하기로 했으나, 시한이었던 이달 19일까지 상장 예비심사 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하지 못해 상장폐지 대상이 됐다. 21일부터 29일까지 정리매매가 마무리되면 30일 상장이 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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