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강남 큰손들 '집단 패닉', 이 주식 때문에…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이태성 기자, 한정수 기자, 김사무엘 기자 2019.08.21 16:50
글자크기

제약·바이오株 선호, 70억 날린 고객도…고객 손실에 강남PB센터 '전전긍긍'

"최근 증권사 강남 PB(프라이빗뱅커) 센터 분위기가 특히 흉흉합니다. 고객 상당수가 바이오 업종에 투자했는데 깡통(원금 전액손실)이 생긴 이들도 많고, 한 고객은 3억원 원금이 1000만원 됐다고…"

최근 기자와 만난 증권업계 고위 관계자가 "강남권 영업현장이 우려된다"며 털어놓은 말이다. 증시급락으로 모두가 힘든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젊은 강남 자산가들은 특히 제약·바이오 투자를 선호하는 성향이 있는데, 이들이 이번 급락장에 무척 큰 손실을 입었다는 것이다.



21일 본지가 주요 증권사 PB센터들의 현황을 점검한 결과 제약, 바이오에 투자한 고객 상당수는 원금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손실율은 확인되지 않았으나 전반적으로 강북보다 강남권 손실이 큰 것은 사실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설명이다.



한 PB센터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분석해보면 강북은 전통적인 제조업체와 대표 IT(정보통신) 업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반면 강남은 젊은 자산가들 중심으로 제약, 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이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남권 한 고객은 바이오 기업에 100억원을 투자했는데 최근 평가액이 30억원을 밑돌았던 것으로 안다"며 "양호한 경우는 50% 손실이고 신용거래를 많이 한 고객은 손실률이 100%를 넘어 계좌에 추가 증거금을 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PB는 "제약, 바이오 투자는 강남뿐 아니라 강북 자산가들도 상당히 하는 편"이라며 "다만 전통적으로 강북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성향이 크기 때문에 제약주를 넣더라도 포트폴리오 비중은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평균적인 나이 대도 강남보다 강북이 좀 더 높은 편인데 강남이 돈을 불리는 데 더 집중하는 성향이 크다면, 강북은 손해 보지 않고 최대한 지키는 데 초점을 맞추곤 한다"고 덧붙였다.

바이오 투자자들의 피해가 가장 컸던 것은 신라젠이었다는 지적이다. 신라젠은 지난달 5만원 안팎에서 거래됐는데 항암신약 ‘펙사벡’의 임상중단 이슈가 불거지며 3일 연속 하한가를 맞았고 현재는 1만3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신라젠의 경우 7월말 신용거래 잔액이 1200억원 수준에서 현재 280억원대로 감소했다. 1000억원 가량 되는 개인 투자자 주식이 반대매매됐으나 이로도 모자라 추가 증거금을 납입한 이들이 상당했다. 다만 투자손실과 관련해 PB센터로 불똥이 튄 사례는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강남권 PB센터 관계자는 "우리와 거래하는 투자자들의 경우 사모펀드 같은 금융상품은 PB의 권유를 받지만 주식은 스스로 선택해 매매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식 손실이 났다고 해서 PB들이 책망받을 것은 아니지만 고객 자산에 손실이 오면 영업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문제는 PB센터에서 판매한 제약 바이오 펀드다. 보통 글로벌 바이오 업체에 투자한 펀드가 많지만 국내 주식에 국한한 것들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연금한국헬스케어증권자투자신탁 1(주식)종류C-Pe'는 최근 3개월 손실률이 23%에 달했고 'DB바이오헬스케어증권투자신탁 1[주식]ClassC-F'도 3개월간 20%의 손실을 입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