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최대 520조' 슈퍼예산 추진…3가지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2019.08.21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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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대외경제 불확실성' 주요국, 확장적 재정정책 잇달아…국가채무비율·내년 총선 등도 고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정책위 의장(왼쪽 두번째) 등이 이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예산편성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정책위 의장(왼쪽 두번째) 등이 이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예산편성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내년에도 ‘슈퍼 예산’이 편성된다.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 규모를 넘어서는 것은 물론 520조원 예산 편성 가능성도 제기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510조원대의 정부안에 10조원 이상 증액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민주당 입장이 관철될 경우 전년에 이어 9~10% 수준의 예산 증가율을 기록하게 된다.

민주당이 ‘슈퍼 예산’ 편성 이유로 내거는 1차 이유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이어 일본까지 수출규제 조치에 나서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경기부양 효과를 위해 적극적인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달 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지난달 25일 정부부채 한도 적용을 2021년 7월말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정부부채 한도는 연방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발행 가능한 총 국채 규모를 의미한다.

이달 1일에는 2020~2021 회계연도의 재량지출 상한액을 높이는 법안을 의결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번 법안 의결은 재정 관련 불확실성 감소와 경기 부양 효과 등 재정여건 및 성장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 금리 1%포인트(p) 이상 인하와 양적 완화를 촉구했다. 중국 중앙은행 역시 전날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0.1%p 내렸고, 유럽연합(EU) 역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또 국채 발행 역시 여유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5.9%로 3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 한은이 지난 5월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개편하면서 2.3% 포인트(p) 하락했다. 국민계정 기준연도는 한은이 경제 구조 변화 등을 반영해 5년마다 변경한다.

이는 110% 수준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채무 증가율이 높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한국 경제의 체력을 고려하면 국채 발행은 일부 수용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같이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오찬에서 “국가채무비율이 하향 조정돼 여지가 생겼으니 그런 것을 감안해 재정 운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 일정도 고려 대상이다. 총선용 선심 예산은 아니다. 내년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시간이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는 의미다. 추경을 할 수 없는 만큼 본예산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총선 이후에도 원 구성 등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지속적인 재정정책을 위한 예산을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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