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공방'에 묻혀버린 '6人의 후보자들'

머니투데이 백지수 기자 2019.08.2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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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김현수 29일·이정옥 30일 청문회 일정 정했지만…여야 연일 '조국' 공방만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정치권의 모든 시선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쏠리면서 8·9 개각 때 지명된 나머지 6명의 장관급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회는 21일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일정을 각각 오는 29일과 30일로 정했다. 해당 상임위는 이달 말까지 인사청문결과보고서를 채택해야 한다.



인사청문회를 기다리던 후보자 7명 중 김 후보자와 이 후보자 2명은 보고서 채택 기한 내에 청문회가 가능해졌지만 나머지 5명은 일정이 불투명하다.

여야의 청문회 일정 합의 못지 않게 모든 후보자들에 대한 검증 작업이 중요하지만 야권의 화살은 오로지 조 후보자에게만 쏠려 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지난 18일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TF(태스크포스)'를 꾸려 연일 회의를 열며 당력을 집중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상임위에 관계 없이 조 후보자 흠결 찾기에 나섰다. '조국 TF'에는 조 후보자 청문위원으로 활동할 법제사법위원들 외에 다른 상임위원들까지 합류했다. 검증할 후보자가 따로 있는 정무위,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등 의원들까지 포함됐다.

이날 TF 회의에서 정무위 한국당 간사인 김종석 의원은 정무위에서 검증할 후보자를 언급하는 대신 조 후보자 가족들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제기를 거들었다. 후보자 측이 의혹에 내놓은 해명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반박이었다. 정무위는 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와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등 2명의 인사 검증을 해야 하는 상임위다.

조 후보자 외 6명 후보자들에게 의혹이 없지도 않다. 농림부 차관에서 '승진' 지명된 김현수 후보자도 관사 재테크 의혹이 있다. 이정옥 후보자는 갭투자 의혹을 받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부실 학회논문 투고 의혹과 장남 증여세 탈루 의혹이 있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는 700만 여원의 부당 소득공제 의혹에 진위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은성수 후보자는 3년간 2000만원 이상의 정치자금을 기부했다는 논란이 청문회 쟁점이 될 전망이다. 조성욱 후보자의 의혹도 심층 검증이 필요하다. 공무원 신분인 서울대 교수 시절 겸직 허가 없이 형부 회사 감사를 10년 이상 맡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야권의 공세가 조 후보자에게 쏠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조 후보자 방어에만 당력을 모은다. 민주당은 이날 한국당의 조국TF 회의와 같은 시간에 법제사법위원 기자간담회를 열어 조 후보자 딸 관련 의혹을 반박했다.

이런 상황에 청문회를 준비 중인 일부 상임위 의원실들에선 한탄이 들린다. 정무위 한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 청문회를 2건이나 준비하느라 바쁜데 준비를 안 할수도 없지만 열심히 자료 준비를 해도 조국 청문회 이슈에 다 묻혀버리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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