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협상 준비돼"…대답없는 北에 '대화하자' 재발신(종합)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19.08.2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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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비건 "북한 관련 진전 만드는데 집중"…러시아 대사설 부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서울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오전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 수석대표 협의를 위해 서울 외교부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21일 "북한의 카운터파트로부터 (소식을) 듣는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북미협상 재개 시점이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미국의 대화 의지를 재발신한 것이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약 1시간20분간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렇게 밝혔다. 그는 "러시아에서의 외교업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북한과 관련한 진전을 만드는데 집중할 것"이라며 최근 연달아 보도된 러시아 대사 내정설도 부인했다.



이도훈 본부장도 "지금은 6월30일 판문점에서 북미정상이 합의한 실무협상 재개를 위해 노력하는 중요한 시점"이라며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하면 대화를 신속히 대화를 재개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지에 대해 이야기 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김연철 통일부 장관을 만나서도 "앞으로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기대가 크다"며 "더 많은 진전이 조만간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북미관계 교착으로 남북관계도 소강상태나, 북한의 대화 호응 후 상황의 진전을 기대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북미 정상은 지난 6.30 판문점 회동에서 2~3주 내 실무협상 재개에 합의했지만, 북한이 한미연합연습 등을 이유로 불응해 7월 중으로 예상됐던 실무협상은 아직 성사되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2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가 기대만큼 빠르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런 가운데 비건 대표가 한미훈련 종료일(20일)에 맞춰 입국하자 그가 방한 중 판문점에서 북측 인사를 만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받았다고 공개하며 김 위원장이 "한미훈련이 끝나는 대로 만나고 싶고 협상을 시작하고 싶다고 적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날도 노동신문 논평으로 한미훈련을 거론하며 "6·12 조미(북미) 공동성명에 대한 노골적 무시이며 공공연한 위반"이라고 미국을 비난했다. 비건 대표의 판문점 방문 계획 역시 현재로선 없는 걸로 알려졌다. 전날 입국한 비건 대표는 방한 마지막 날인 22일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2차장을 만난 뒤 중국으로 이동한다.


한편 이날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선 오는 24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만료시한을 앞두고 한미일 3국간 안보 공조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을 수 있다. 일본을 들러 방한한 비건 대표는 지난 19일 도쿄에서 가나스기 겐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을 만나 한미일 대북 공조 방침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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