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한 보컬이 매력적인 밴드 아월(OurR)은 밴드의 정의를 “아이콘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참는 자에게 복이 오나니”로 설명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밴드는 어느 날 뚝 떨어진 신의 선물이 아니라, 노력과 고통이 수반한 의지의 산물임을 증명하는 정의일지 모른다.
특히 뮤지션리그가 그간 뮤지션들이 직접 음원과 영상을 올려 팬들과 양방향 소통을 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으며 2만 명이 넘는 뮤지션들의 놀이터가 된 점을 고려하면, 이 사업을 통해 다시 ‘검증의 검증’을 거치고 ‘실력 중 실력’을 뽑는다는 ‘희소의 원칙’에서 ‘모두의 뮤지션’이 탄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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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환적인 음악으로 확실한 개성을 선보이는 모멘츠유미, ‘K팝 스타’ 시즌 2에서 ‘톱5’에 든 라쿤보이즈의 김민석이 래퍼로 변신한 루디밀러, 진지한 포크의 새 영역을 다듬는 버둥, 핑거 스타일의 기타 연주와 그 소리를 오케스트라로 변신시키는 보컬 소수빈, 음색과 리듬감에서 단연 눈길을 끄는 이윤지 등 결코 가볍지 않은 솔로들의 약진은 한국 대중음악의 달라진 위상을 엿보게 한다.
설과 아월이 포함된 그룹들도 시선 집중의 대상이다. 연주팀 반플레인은 잘 세공된 ‘R&B 조각가’ 같고, 4인조 밴드 펀시티는 이름 그대로 ‘춤추게 싶게 만드는’ 한국판 프란츠 퍼디난드와 닮았다. ‘쎈’ 언니들이 모인 스토리셀러의 폭발적인 무대도 놓칠 수 없고 재즈와 클래식의 묘하지만 의미있는 결합을 시도한 그룹 리베로시스의 협연도 맛깔난다.
지금 시대 뮤지션은 고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타고나는 것은 음악을 대하는 태도와 감성, 창작에 대한 열정뿐이다. 이를 토대로 좋은 음향과 악기, 멘토링을 제공받으며 좋은 뮤지션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이들 20팀은 이제 10월 ‘뮤즈온 콘서트’ 실황 영상 온라인 투표와 전문가 평가를 거쳐 최종 5팀이 가려진다.
뮤즈온의 올해 첫 시도는 장르 편향에서 일찌감치 벗어나 ‘누구나’의 열린 세계를 지향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한 뮤지션 발굴이라는 점에서 각별하다. 그 특별함에는 힙합과 댄스의 대세 장르의 강점도, 잘생긴 외모의 특수도 없다. 오로지 손끝에서 터지는 연주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소리만이 ‘평가’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