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YG株 올 들어 반토막, 왜 이렇게 빠졌나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8.20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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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사태 후 엔터 업계 전반 투자심리 위축…"보수적 투자 필요"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뉴스1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YG엔터테인먼트 압수수색을 마친 경찰이 압수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사진=뉴스1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장주로 꼽히던 에스엠 (81,000원 ▼1,500 -1.82%)와이지엔터테인먼트 (42,000원 ▼350 -0.83%)가 실적 부진 등으로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고 있다. 두 종목은 지난 16일 나란히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이 반등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스엠 주가는 올해 초 5만1100원에서 전날 2만8750원으로 44% 하락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같은 기간 4만5900원에서 2만1400원으로 53% 떨어졌다. 지난 16일 장 중 에스엠은 2만7400원,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만400원을 기록해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스엠은 올해 상반기 연이어 시장 기대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낸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은 15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3%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39억원으로 61% 하락했다. 복리후생비 증가, 아이돌 그룹 NCT 프로모션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졌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에스엠이 최근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주주제안을 거부한 것도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 앞서 에스엠의 3대 주주인 KB자산운용은 과도한 자문료를 받고 있는 라이크기획과의 합병 등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라이크기획은 에스엠 최대주주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로 에스엠 가수들에게 프로듀싱을 해주는 대가로 매출액의 6%를 인세로 받고 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2분기 매출액이 78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이 2억원으로 87% 감소했다. 올해 초 불거진 버닝썬 사태와 양현석 전 대표의 해외 원정도박 논란 등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이나 신인 데뷔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핵심 아티스트들의 활동 재개도 불확실하다. 올해 하반기 예정된 콘서트 횟수가 29회로 지난해 하반기 74회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SM·YG株 올 들어 반토막, 왜 이렇게 빠졌나
문제는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못하다는 점이다. 소속 가수들의 일본 내 활동 비중이 큰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최근 한일 관계 악화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을 우려가 크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주가가 유의미한 반등을 하기 위해서는 와이지 관련 조사 종결, 에스엠의 신인 모멘텀 재개 등과 같은 '빅 이벤트'가 필요하다"면서도 "'빅 이벤트'가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DB금융투자는 5만7000원에서 4만원으로, 하나금융투자는 5만8000원에서 4만원으로 각각 에스엠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만9000원에서 3만1000원으로, 유진투자증권은 4만2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각각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목표주가를 하향했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뿐 아니라 다른 엔터테인먼트 종목들의 부진도 이어지고 있다. JYP Ent. (66,700원 ▲100 +0.15%)도 올 들어 2만9050원에서 전날 1만7650원으로 주가가 39% 떨어졌다. 같은 기간 에프엔씨엔터 (4,025원 ▼190 -4.51%) 역시 8480원에서 6770원으로 20% 빠졌다. 올해 초 버닝썬 사태 이후 관련 업종의 투자심리가 위축된 결과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한 때 코스닥 시장을 주도했던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계속해서 악재가 발생하면서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바닥까지 떨어진 것이 문제"라며 "엔터테인먼트 업종에 대한 투자는 당분간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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