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조현준 효성 회장의 설명을 들으며 탄소섬유를 사용해 3D 프린터로 제작한 전기자동차를 살펴보고 있다. 2019.08.20. [email protected]
믿을 것은 기술력뿐이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효성첨단소재 전주 탄소섬유 공장에서 연간 2만4000톤 규모에 달하는 탄소섬유 증산계획을 발표했다.
◇꿈의 소재 탄소섬유, 세계 네 번째로 개발= 탄소섬유 개발의 출발점에는 조석래 효성 명예회장이 있다. 조 명예회장은 2000년대 초 탄소섬유 개발을 직접 지시했다. 미국과 일본, 독일 업체들이 독식하는 아성에 도전한 셈이다.
고비에 고비를 넘어 2011년 마침내 효성 자체 생산 탄소섬유 브랜드 '탄섬'이 탄생했다. 일본과 독일, 미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였다. 효성이 갖고 있던 아크릴 방사 노하우에 '어깨너머로' 배운 탄소섬유 방사 기술을 접목시킨 게 주효했다.
하지만 여전히 세계 시장은 일본 업체들이 60%를 점유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대부분 일본 기업이 점유하고 있다. 개발에 이어 판매망 구축에도 일본을 돌파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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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은 수소전기차를 주목하고 있다. 수소전기차용 연료탱크에 강철보다 강도가 10배 강하고, 고압에도 견딜 수 있는 탄소섬유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마침 현대차가 일본 도요타 등과 수소전기차 양산 경쟁을 벌이고 있어 효성으로서는 좋은 기회를 맞았다. 게다가 일본은 한국으로의 탄소섬유 수출을 규제하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효성은 수소전기차용 연료탱크에 자사 탄소섬유를 공급하기 위한 테스트를 거의 마쳤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수소경제가 탄소섬유의 새로운 시장을 열어준 만큼 탄소섬유 사업을 더 키워 소재강국 대한민국 건설에 한 축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전북 전주시 효성첨단소재 전주공장에서 열린 탄소섬유 신규투자 협약식이 끝난 뒤 박전진 효성첨단소재 공장장의 설명을 들으며 기존 생산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2019.08.20. [email protected]
◇신축섬유에서 디스플레이까지…국산화의 역사=1992년 효성이 개발한 고탄성 신축섬유 '스판덱스'를 글로벌 시장에서는 '섬유의 반도체'라고 부른다. 효성은 세계 네번째로 고탄성 신축섬유를 자체 개발해 국산화했다. 미국 기업의 세계 1위 브랜드를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고 세계시장에서 독주 채비를 갖춘지 오래다.
2009년에는 역시 국내 최초로 TAC(Tri-Acetyl Cellulose) 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TAC필름은 모니터, 휴대전화 등 전자기기 LCD편광판용 필름이다. 전량 일본에서 수입하던 소재다. 효성은 사업 진출 10년 만에 품질 면에서 일본을 따라잡았다. 2013년엔 충북 옥산에 2호기 공장도 가동했다.
아예 세계 최초로 독자 개발한 소재도 있다. 2013년 상용화한 친환경 고분자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소재 '폴리케톤'이 대표적이다. 나일론이나 알루미늄에 비해 자동차나 전기전자 부품에 적용할 수 있는 성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회장은 "기존 1위 제품이나 탄소섬유에 이어 다른 소재사업의 씨앗도 계속해서 심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