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웡 "중국군 와도 물러서지 않겠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19.08.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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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中은 일국양제 아닌 일국반(半)제"…"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물러서지 않겠다"

조슈아 웡. /사진=로이터.조슈아 웡. /사진=로이터.


두 달 넘게 이어진 홍콩 대규모 시위의 주역은 10~20대의 청년들이다. 태어날 때 혹은 어릴 때부터 자치권을 누려온 이들은 자신을 중국인이 아닌 홍콩인으로 규정한다. 이들의 시위가 점점 반중 성향을 보이면서 중국도 군대를 국경에 배치해 맞불을 놓는 가운데 시위를 이끄는 22살의 홍콩 청년 조슈아 웡에게 시위대의 입장을 물었다.

20일 웡은 머니투데이와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시위대의 궁극적인 목표는 홍콩의 자치라고 말했다. 웡은 2014년 우산혁명을 이끈 핵심 인사로, 당시 17세의 나이로 홍콩의 직선제를 요구하는데 앞장서왔다. 이후 시위대 해산 방해, 폭동 조장, 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았으며 지난 6월 출소한 직후 시위 참가를 선언했다. 현재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해 시위 현황을 해외에 알리는 시위대의 '얼굴' 역할을 맡고 있다.



웡은 "시위대는 송환법(범죄인 인도 법안) 전면 철회, 경찰의 잔혹한 진압 중단, 자유선거 확보를 목표로 한다"면서 "이를 이룬다면 2049년 이후에도 자유와 민주주의가 보장된 자치권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에 지배받는 것이 아니라 홍콩 스스로가 주인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2049년은 홍콩이 중국에 완전 반환되는 해로, 그 때까지 홍콩은 '일국양제(한 나라 두 체제)' 제도 아래 자치권을 인정받는다. 그러나 중국은 2014년 홍콩 직선제 폐지를 선언한 이후 홍콩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시위의 발단이 된 송환법도 홍콩의 반중 인사들을 중국에 소환해 처벌하기 위한 법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웡은 이에 대해 "일국양제는 이미 일국반제(半: one country, half system)로 몰락했다"면서 "우산혁명 이후 지난 5년 간 홍콩 의원들은 의원직을 잃고, 시위자는 감옥에 갔으며, 출판인들은 중국 본토로 납치되는 등 홍콩 시민들이 인권탄압을 당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중국의 강경 대응에 반발하면서 홍콩의 정체성이 확고해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웡은 "우리의 인종은 중국인일지 몰라도 홍콩인들은 스스로를 중국시민으로 여기지 않는다"고 힘주어 말했다.

또 웡은 최근 중국이 홍콩과 마주한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병력을 배치한 것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정치적 위기는 군대가 아닌 정치 제도 개혁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톈안먼 학살 같은 사태가 우려되는 가운데 전 세계 지도자들이 홍콩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앞서 중국은 홍콩 시위대가 오성홍기를 불태우고 영국·미국 깃발을 내걸자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당국은 시위를 "테러"로 규정하며 무력 개입 가능성을 언급했고, 실제로 이달 초에는 선전시 1만2000여명의 경찰이 대규모 폭동 진압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웡은 중국군이 투입되더라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우리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면서 "승리하지 않으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강경대응과 인권탄압은 계속된다"고 지적했다. 이미 중국 측이 시위 진압을 위해 2000여발의 최루탄을 발사하고 700여명을 체포했기에 시위대가 굽힐수록 탄압은 더 거세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웡은 "홍콩이 더 이상 안전하지 않기에 우리는 싸우러 나섰다"면서 "홍콩 시민은 민주주의를 누릴 자격이 있다"면서 시 주석이 시위대의 요구를 들어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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