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회의론 펴던 골드만…"낸드플래시, 4분기 상승"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19.08.19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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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 공급감소·수요확대로 22개월만에 반등…"D램은 4분기부터 하락폭 둔화"

반도체 회의론 펴던 골드만…"낸드플래시, 4분기 상승"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올 4분기 낸드플래시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모간스탠리와 반도체시장 회의론을 이끌었던 골드만삭스의 '변심'이 맞아떨어진다면 낸드플래시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적잖은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반도체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이달 8~9일 미국 산타클라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낸드플래시 학술포럼 '플래시메모리서밋'(FMS) 이후 공개한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에만 15.7% 하락한 낸드플래시 가격이 4분기 한자릿수 수준의 완만한 반등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미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실리콘웨이퍼 등 소재 가격 상승세를 반영해 3분기 낸드플래시 가격 하락 폭은 한자릿수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낸드플래시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USB 등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로 D램과 함께 삼성전자 (76,300원 ▼2,300 -2.93%), SK하이닉스 (170,600원 ▼9,200 -5.12%)의 주력 생산품 가운데 하나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매출의 30%가량이, SK하이닉스는 20%가량이 낸드플래시다.



골드만삭스는 낸드플래시 수요가 향후 몇 년 동안 견고할 것이라는 전망도 전했다. 마크 델라니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램리서치를 인용해 "5G(5세대 이동통신), IoT(사물인터넷) 같은 기술 발달로 데이터가 늘면서 낸드플래시 수요가 2023년까지 연평균성장률 40%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만삭스는 1년 전 FMS 직후 발간한 보고서에서 반도체 회의론을 제기해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FMS에는 반도체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하기 때문에 시장 수급(공급·수요)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지난해에도 FMS 직후부터 클라우드 서버 업체들의 서버용 D램 재고가 예상보다 많다는 얘기가 나오면서 성장세가 꺾였다.

골드만삭스 분석대로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공급 감소와 수요 확대를 발판으로 반등 기대감이 고개를 들기 시작한 상태다. 반도체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가격(128Gb 16G×8 MLC 기준)은 2017년 8월 5.78달러 이후 올 6월 3.93달러까지 떨어졌다가 22개월만인 지난달 4.01달러로 상승했다.


시장 3위 업체인 웨스턴디지털(미국)은 올해 FMS 기조연설에서 낸드플래시 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다.

올 2분기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 규모는 제조사 매출 합계 기준 107억8690만달러(약 13조1060억원)로 지난 1분기(107억9000만달러)와 비슷했지만 1년 전인 2018년 2분기(162억9000만달러)보다는 34%가량 줄었다.

시장은 쪼그라들었지만 삼성전자(1위·34.9%·1분기보다 5%포인트 증가), SK하이닉스(5위·10.3%·0.8%포인트 증가)는 점유율이 늘었다. 양사의 낸드플래시 매출도 각각 37억6570만달러, 11억660만달러로 1분기보다 16.6%, 8.1%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주요업체 가운데 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올 2분기 매출과 시장점유율이 모두 상승한 곳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뿐이다. 시장 2~4위인 도시바(일본)와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미국)의 점유율은 모두 하락했다. 마이크론의 경우 화웨이 사태로 2분기 매출이 17.7% 줄었다. 도시바도 지난 6월 중순 욧카이치 공장 정전 사고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면서 매출이 10.6% 줄었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장을 준비하는 도시바가 정전사고로 멈췄던 일부 생산라인을 재가동하고 정전 사고 이전부터 15~20% 정도 줄였던 가동률을 정상화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시 공급 초과 우려가 나온다"면서도 "낸드플래시 가격이 반등한다면 D램 가격의 선행지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골드만삭스는 D램 시장 전망에 대해선 "3분기 평균판매단가(ASP)가 2분기보다 두자릿수 하락할 전망"이라며 "4분기 하락률은 10% 미만으로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국과 일본의 경제갈등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등이 메모리반도체 생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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