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찾아라"…'여행대장' 하나투어, 앞길이 캄캄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19.08.1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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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영업이익 부진, 하반기 전망도 먹구름…비상경영체제 선언하고 여행 콘텐츠 개발 나서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국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여행) 여행업계의 대들보인 하나투어 (57,500원 0.00%)가 실적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일본여행 보이콧' 등 연이은 악재가 겹치며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나투어는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활로 모색에 나섰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하나투어의 실적이 다소 부진하다. 하나투어의 연결기준 2분기 매출액은 193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4.1% 줄어든 36억원을 기록했다. 당초 시장 전망치 45억원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전체 여행상품의 25%가량을 차지하는 일본노선 침체를 벗어나지 못해서다. 태풍과 지진 등 자연재해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한 일본여행 수요의 회복세가 더뎠다. 최근 수년 간 일본노선의 인기가 절정이기 때문에 여행업계 전반에서 빠른 회복을 점친 것과 다른 결과다. 지난해 750만 명이 일본을 찾을 만큼 일본의 접근성이 높아지며 패키지에 기대지 않고 개별여행을 떠나는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현지 협력사(랜드사) 갑질 논란도 예상치 못한 암초로 작용했다. 지난 4월부터 하나투어 이중장부를 관리하고, 협력사에 대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수 차례 제기됐다. 하나투어는 이에 대해 "악의적인 의혹이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지만 주가가 급락하는 등 경영 전반에 여파가 적지 않았다. 지난 1일 김진국 대표이사를 비롯 일부 경영진이 감봉, 정직의 징계를 받았는데 이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것이다. 휴가철과 추석연휴 대목을 맞아 일본노선의 정상화을 노려야 하는 상황에서 일본여행 불매운동으로 여행수요가 곤두박질 치고 있어서다. 7월부터 일본여행 보이콧 움직임이 본격화하며 신규예약이 70% 가까이 급감했다. 실제 지난달 하나투어의 해외여행 수요는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한 24만여 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36.2% 감소한 일본노선 수요에 따른 영향이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1200원대로 치솟은 환율이다. 전반적인 여행비용이 상승해 해외여행객의 구매력이 약해지고 패키지여행 상품 가격도 올라 여행심리가 위축될 수 있어서다. 이처럼 악재가 잇따르지만 정부에서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와 인트라바운드(내국인의 국내여행) 활성화에 치중하고 아웃바운드 업계에 대한 마땅한 지원책이 없는 점도 하나투어에게 있어 씁쓸한 상황이다.

이 같은 내우외환 속에서 하나투어는 비상경영체제 2단계를 선언하고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패키지여행과 개별여행의 장점을 담은 '투어텔(투어+호텔)' 상품 출시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OTA(온라인여행사) 급성장 등 여행 트렌드 변화 대응하기 위해 여행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2000억원 규모의 여행전문 사모펀드를 조성 계획을 밝히며 승부수를 던졌는데 오는 하반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여행시장이 전반적으로 어렵고 올해 하반기 전망 역시 어두운 것이 사실이지만 내외부적인 쇄신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급변하는 여행시장에 맞춰 여행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고 협력사와의 신뢰관계도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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