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난 애플CEO "관세 붙으면 美서 삼성이…"

머니투데이 유희석 기자 2019.08.1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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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쿡, 만찬 회동… 中관세·삼성 등 논의
쿡 "애플 경쟁력 하락", 트럼프 "설득력 있다"

지난 3월 백악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AFP통신지난 3월 백악관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 /사진=AFP통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다음 달 신형 아이폰 공개를 앞두고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중국에서 생산한 애플 제품 가격이 오를 것이란 이유에서다.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 있는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여름휴가를 보낸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워싱턴D.C로 복귀하기 전 기자들에게 "지난 16일 쿡 CEO와 저녁 식사를 함께 했다"면서 "쿡 CEO는 애플과 달리 관세를 물지 않는 삼성전자가 미국 시장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걱정했다"고 말했다.



폭스콘 등 위탁생산(EMS) 업체를 통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높은 관세를 적용받지만, 공장 대부분이 한국이나 베트남에 있는 삼성전자는 이를 비켜간다는 것이다. 벵크오브아메리카는 애플 제품에 10% 추가 관세가 부과되면 애플의 주당순이익이 연간 0.5~0.75달러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가, 높은 관세를 부과해야 하는 애플이 삼성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좋은 사례'(good case)를 보여줬다"면서 "그는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관세를 내는 애플이 그렇지 않은 아주 훌륭한 기업과 경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세를 물기 싫다면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다음 달부터 3000억달러(약 363조원)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애플의 대부분 제품도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연말 소비 진작'을 이유로 아이폰, 아이패드, 노트북컴퓨터 등 일부 품목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오는 12월 15일로 연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다음 달쯤 새로운 제품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높은 관세가 부과되면 삼성과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삼성은 이달 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10'을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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