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김대중-오부치 선언, 韓日 해법과 미래비전 제시"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2019.08.1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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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DJ 10주기…“한일, 과거 직시하며 미래지향적 관계 만들 때”

문희상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미래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특별서예초대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19.8.14/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경운동 갤러리미래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특별서예초대전’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 제공) 2019.8.14/뉴스1


문희상 국회의장은 18일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하셨다"며 "놀라운 통찰력과 혜안이었다"고 회고했다.

문 의장은 이날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 추도사를 통해 "20년이 지난 지금, 양국관계가 큰 벽에 서고 말았지만 분명하고 확실한 것은 대한민국의 국력은 강하고, 국민의 저력은 더욱 강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의장은 "사랑하고 존경했던 김대중 대통령님이 서거하신 지 벌써 10년이 되었다고 한다. 참 많은 세월이 지났음에도 저는 늘 대통령님이 곁에 계신 것처럼 느꼈던 건 아마도 이희호 여사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 6월 여사님도 대통령님 곁으로 떠나셨습니다. 이제는 두 분이서 다시 함께, 그 곳의 정원을 바라보고 계시겠지요. 아마도 좋아하시던 사피니아, 백일홍, 팬지꽃이 만발해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추도사를 시작했다.

그는 "대통령님을 따라 지금까지 올 수 있어서, 두 분이서 만들어 온 위대한 역사 속에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없는 기쁨이었고 크나큰 영광이었다"고 말을 이었다.



문 의장은 "대통령님의 생애는 진정한 용서와 화해를 통해 국민통합의 길을 걸어온 여정이었다"며 "당신을 탄압했던 세력과 결코 타협하지 않았으며 훗날 그들을 용서하기까지 하셨다"며 "평화적이고 수평적인 정권교체를 이뤄내 민주화를 완성했습니다. 산업화 세력을 포용하고 힘을 모아 연합정부 형태로 국정을 이끌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최고 지도자로서 진보와 보수라는 이분법을 배척했으며,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등용했고, 이러한 통합과 화해의 정치는 국민의 단결과 단합으로 이어졌다"며 "유례없이 짧은 시간 안에 IMF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과 함께 일어설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되었다"고 추억했다.

문 의장은 "당신께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 시대’를 향한 첫걸음을 시작했다"며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며 한중, 한일, 한러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한국외교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고 언급했다.


특히 1998년 김대중-오부치 선언을 언급하며 "양국관계의 해법과 미래비전을 제시했다"며 "당시 일본의회 연설을 통해서 '두 나라가 과거를 직시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야 할 때'라고 역설하신 건 한일 양국의 과거, 현재, 미래를 꿰뚫은 놀라운 통찰력과 혜안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현재 첨예한 한일 관계에 대한 해결의 의지도 내비쳤다. 문 의장은 "우리 국민은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이 어려움을 헤쳐 나갈 것이다"며 "우리에게 용기와 지혜를 주시고 하늘에서 지켜봐 주시기를 소망합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문 의장은 "'자유가 들꽃처럼 만발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며 통일의 희망이 무지개처럼 피어오르는 나라', 저를 정치의 길로 이끌었던 대통령님의 말씀을 따라 정치인생의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할 것입니다.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문 의장은 "저와 우리 국민과 대한민국은 대통령님을 결코 잊지 못 할 것입니다. 사무치게 그립고 보고 싶습니다... 부디 편히 쉬십시오"는 말과 함께 추도사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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