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주전장'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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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지난 7월25일 개봉이 됐지만, 일본에서는 이 영화가 이보다 빠른 4월부터 공개됐습니다. 이달 초 '소녀상'이 포함됐던 전시회가 논란 속에 중단된 것과 달리 '주전장'은 아직도 상영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도 공개됐습니다.
일본과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많이들 아시듯 이후 태도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전장'에 대한 반응도 조금 다릅니다. 그리고 여기에서 일본의 현재 모습도 엿볼 수 있습니다.
미군의 위안부 관련 문서. /사진='주전장' 일본어판 예고편 영상 중
어떤 독일 대학생은 "독일에서는 국회의원이 (영화에서 보이듯)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말을 하면 여론의 비난을 맞는다"고 놀라워 했습니다. 독일인-일본인 부모 사이 태어난 학생은 "한번도 본 적 없던 무서운 일본인의 행동에 혼란스럽다"고 반응했습니다. 그리고 "위안부 문제가 한일의 문제가 아닌 일본 우파가 이용하는 국내 문제라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습니다.
일본에 두 차례 유학한 적이 있다는 독일 학생은 "당시 일본 학생들과 역사, 사회 문제를 얘기하려 해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어하더라"면서 일본 젊은층의 역사 교육 부재와 무관심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독일에서는 학교도 방송도 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잘못한 점을 가르치고 보도하지만, 일본에서는 2006년 기본교육법을 고친 뒤 위안부 문제가 교과서에서 사라져갔습니다.
그러면 '주전장'에 대한 일본 내 반응은 어떨까요?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지난 4월20일 개봉됐지만 이후 우익인사 출연자들이 "개봉될 줄 몰랐다"며 상영중단을 요구하고, 아베 신조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
/사진='주전장' 홈페이지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가는 다릅니다. 일본 최대 영화리뷰서비스 업체 '휘루마쿠스'(Filmarks)의 올해 상반기 영화 순위를 보면 중소 규모 흥행영화(리뷰가 500~9999개인 작품) 중에서 '주전장'은 별점(★) 4.12로 5위를 차지했습니다.
"모르는 게 많이 나와서 부끄러웠다", "혐한·반일로 감정을 자극하는 정보가 많은 지금, 꼭 봐야할 작품", "모든 것이 하나로 이어졌다.(이제 이해됐다는 뜻) 말로 할 수 없는 공포" 등 관객들은 몰랐던 사실을 알았다는 점과 최근 한일갈등의 뿌리에 무엇이 있는지 깨달았다는 평가를 내놓습니다. 주변에서 한국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무엇이 문제인지에 대해서 제대로 배워본 적은 없다는 얘기입니다.
데자키 감독은 "교육에서 지워졌다면 대중매체가 전하지 않는다면, 영화가 전할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계 미국인인 나는 그걸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주전장을 만든 배경을 설명합니다.
한일 갈등이 장기화되면서 일부에서는 상대국에 대한 '혐오' 반응이 앞섭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상호간 이해가 우선돼야 합니다. 이러한 영화가 상대를 이해하는 기회가 됐으면 합니다.
/사진='주전장'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