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역전=경기침체? 소비자는 관심 없다"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안재용 기자 2019.08.1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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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뉴욕브리핑] 장기 국채 금리 반등에 뉴욕증시 안도 랠리…이번주 FOMC 의사록 공개·파월 연준 의장 연설

"금리역전=경기침체? 소비자는 관심 없다"


"잊지 마라. 백악관은 높은 주가를 원한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주가가 떨어지길 원하지 않는다. 또 미국 소비자들은 (경기침체 신호인) 장단기 금리 역전엔 관심이 없다. 지금은 매수 기회다." (톰 리 펀드스트레이트 조사본부장)

최악은 피했다. 지난주(12∼16일) 뉴욕증시는 장단기 금리 역전에 따른 '경기침체 공포'로 패닉을 경험했다. 그러나 결국은 하락분을 상당히 만회하며 한주를 마쳤다. 장기 국채 금리가 반등하며 장단기 금리가 정상화되기 시작한 게 시장에 안도감을 줬다.



◇장기 국채 금리 반등에 뉴욕증시 안도 랠리

16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블루칩(우량주) 클럽인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06.62포인트(1.20%) 오른 2만5886.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1.08포인트(1.44%) 상승한 2888.68을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도 129.38포인트(1.67%) 뛴 7895.99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도 모두 올랐다. 특히 애플은 2.3% 넘게 상승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다우지수는 1.5% 내렸다. S&P 500 지수는 1.0%, 나스닥지수는 0.8% 각각 하락했다. 14일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 소식에 폭락한 뒤 15∼16일 반등하며 낙폭을 줄인 결과다.

16일 미 국채 금리가 안정을 찾은 게 주효했다. 전날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던 초장기 국채인 30년물 금리는 반등하며 2%대를 회복했다. 전날 3년래 최저치를 기록한 10년물 국채 금리도 1.5%대로 다시 올라왔다. 최근 10년물 금리를 넘어섰던 2년물 금리는 반대로 하락하면서 장단기 금리 차이를 정상적으로 벌렸다.


BMO캐피탈마케츠의 브라이언 벨스키 수석전략가는 "장단기 금리 역전이 미국 주식시장의 파멸이 임박했음을 뜻하지 않는다"며 "역사적으로 볼 때 장단기 금리가 역전된 뒤 주가 급락까진 꽤 긴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스위계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에 따르면 그동안 미 국채시장에서 2년물과 10년물의 금리 역전은 1978년 이후 총 5차례 발생했으며 이후 경기침체가 나타날 때까지 걸린 시기는 평균 22개월이었다.

그러나 당장 내년 중 경기침체가 올 것이란 전망도 있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인 브리지워터의 레이 달리오 회장은 "미국이 내년 11월 대선 전까지 경기침체를 경험할 가능성이 40%"라고 말했다.

◇이번주 FOMC 의사록 공개·파월 연준 의장 연설

자연스레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주(19∼23일)엔 금리 결정권을 쥔 연준의 속내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들이 주어진다.

21일엔 지난달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이 공개된다. 당시 추가 금리인상에 대해 어떤 논의가 이뤄졌는지 주목된다. 오는 23일엔 세계 중앙은행 총재들이 모이는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시장은 다음달 금리인하에 베팅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6일 현재 미국 연방기금 금리선물시장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100% 반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금리를 25bp(1bp=0.01%포인트) 인하할 것이란 전망은 78.8%, 한꺼번에 50bp를 내릴 것이란 기대는 21.2%다.

물가와 고용 뿐 아니라 미국 경제의 버팀목인 소비의 향방도 추가 금리인하 여부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향후 소비를 좌우하는 소비자 심리는 올들어 최악 수준으로 얼어붙었다.

16일 미시간대가 발표한 8월 소비자심리지수는 92.1로, 전월(98.4) 대비 6.3포인트 떨어졌다. 당초 시장은 96.8을 예상했는데, 이를 크게 밑도는 결과가 나온 셈이다. 민간 소비는 미국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를 냉각시켰다고 풀이했다.

리처드 커틴 미시간대 소비자조사연구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통화정책과 무역정책이 향후 소비에 대한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관세 부과를 12월까지 연기했지만 향후 가격 인상에 대한 불안감이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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