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상장사 30% '어닝 쇼크'…3분기 전망도 '먹구름'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2019.08.1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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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아진 전망치에도 실적 하회…3분기 컨센서스 하향 조정도 진행중

@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머니투데이 김지영 디자인기자


상장사 10곳 중 3곳은 올해 2분기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어닝 쇼크'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컨센서스가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전체적인 실적은 전망치에 부합했으나 상당수 기업들은 예상보다 심각해진 경기 침체에 어닝 쇼크를 피할 수 없었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컨센서스가 집계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260곳의 영업이익 합계는 30조8722억원으로 컨센서스 29조8880억원보다 3.3% 많았다.



컨센서스에는 대체로 부합했으나 전년 대비로는 크게 감소한 실적이다. 올해 2분기 상장사들의 총 영업이익은 40조7997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9.6% 감소했다. 국내 기업들의 주요 수출 품목인 반도체의 업황 불황과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등이 실적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증권사들도 지속적으로 컨센서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전체적인 어닝 쇼크 강도는 크지 않았지만 여전히 상당수 기업들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 대비 10% 이상 하회한 기업은 82곳으로 실적 전망치가 있는 기업의 31.5%를 차지했다. 코스피 대장주로 꼽히는 SK하이닉스 (177,800원 ▲7,200 +4.22%)는 반도체 업황 부진 탓에 실적 침체가 예상되면서 전망치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됐지만 실제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도 14% 낮은 63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로는 88.6% 줄어든 실적이다.

LG전자 (90,800원 ▲200 +0.22%)는 2분기 영업이익이 6522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5.4% 감소했고 컨센서스 대비로는 16.1% 하회했다. 한화 (26,750원 ▼100 -0.37%)도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보다 19% 낮은 3636억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삼성전기 (146,200원 ▲1,700 +1.18%), NAVER (181,500원 ▼1,200 -0.66%), 아모레G (31,450원 ▲1,450 +4.83%), LG화학 (373,500원 ▲500 +0.13%), LG (78,900원 ▲1,000 +1.28%) 등 대기업 상당수가 시장 전망치보다 20% 이상 낮은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실적 반등이 기대됐던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올해 초만해도 대부분 증권사들은 반도체 업황 회복과 함께 올해 2~3분기부터 국내 기업들의 실적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은 더 심화하고 있고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한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까지 불거지면서 3분기와 4분기에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은 지속되는 중이다.


추정기관 3곳 이상이 컨센서스를 집계한 상장사 200곳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9조743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36%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3개월 전보다 12.2%, 1개월 전보다는 4.4% 하향 조정된 컨센서스다.

4분기에도 하향 조정은 지속되고 있지만 전년 대비로는 개선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해보다 6.4% 높은 29조800억원으로 예상된다. 3개월 전보다는 11.3% 하향 조정됐으나 조정폭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침체 골이 깊은 만큼 2~3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반등을 기대하는 시각도 여전히 제기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치의 가파른 하향 조정을 겪으며 어닝 쇼크 우려가 높았지만 적어도 낮아진 눈높이를 충족시켰다는 점에서 이번 2분기 어닝시즌은 선전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며 "실적 증감률은 2분기 저점을 기록한 이후 점차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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