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여파? 2개월새 4억 뛴 신축 아파트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08.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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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래미안푸르지오 3개월새 1억↑, 헬리오시티 2개월만에 4억↑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소재 헬리오시티 전경/사진=현대산업개발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소재 헬리오시티 전경/사진=현대산업개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하면서 서울 재건축·재개발 단지 공급축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당분간 입지가 좋은 위치에 새 아파트 공급이 어려울 것이란 심리가 확산하면서 신축 대단지 아파트값이 오름세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10층)이 지난달 초 1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입주 5년 차 3885가구 대단지로 마포구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론화하기 전인 지난 4~5월 이 아파트 같은 평형 시세는 12억~13억원대였는데 1억원 이상 뛰었다. 최근 호가 15억원대 매물도 나왔다. 9·13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15억6000만원)에 근접했다.

9510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지난해 말 입주하면서 송파구 일대 역전세난 우려를 낳았던 ‘헬리오시티’ 가격도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 전용 84㎡(20층) 입주권이 1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 같은 평형 입주권이 13억5000만~15억2000만원 선에 매매된 것을 고려하면 두 달 만에 약 3~4억원 오른 것이다.



강남8학군 중심부인 대치동에선 2015년 준공된 신축 단지 ‘래미안대치팰리스’가 시세 상승을 이끈다. 지난달 전용 59㎡(9층)가 19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용 84㎡도 지난 6월 25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팔린 이후 최근 26억원대 매물도 찾기 어렵다.

신축단지 인기에 학원가에서 다소 먼 개포동 신축 단지가 대치동 구축 단지 가격을 넘어서는 현상도 나타났다. 지난 7월 입주하기 시작한 '래미안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전용 99㎡(16층)은 지난달 신고가인 25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갈 수 있는 입주 11년차 ‘대치아이파크’ 전용 114㎡(21층)이 지난달 22억원에 매매됐는데 이보다 작은 평형임에도 3억5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이외에도 도심 직주근접 입지를 갖춘 마포, 성동, 용산, 서대문, 동대문 등에서도 입주 5년 이하 신축 단지 시세가 강세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공급 감소에 따른 기존 아파트 쏠림 현상을 지적했는데, 김 장관이 시행 계획을 밝힌 6월부터 시장은 이미 움직인 것으로 관측된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시가 재건축 심의를 지연시켜 새 아파트 품귀 현상이 나타났는데, 조합들이 사업을 미루면 입주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신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저렴하게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신축 급등 피로감 및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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