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앞두고 '좋아요'가 만든 시민집회…"정신차려, 아베"

뉴스1 제공 2019.08.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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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명 참여…"정부 응원·일본 압박 차원"
서대문까지 행진…남은 돈은 광복회 기부 계획

시민 주도로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노노(NONO)재팬 815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2019.8.14/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시민 주도로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노노(NONO)재팬 815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만세삼창'을 외치고 있다. 2019.8.14/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징검다리 연휴를 앞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한복판에 'NO 보이콧 재팬' 티셔츠를 입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면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산업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74번째 광복절을 불과 4시간여 앞둔 이날 저녁 일본의 현재 행태에 반발하기 위한 자발적 행사 '노노재팬 815행진'(NONO 재팬 815 시민행진)을 개최했다.

'노노재팬 815행진'은 페이스북의 '좋아요' 버튼 클릭으로 시작됐다. 고조된 한일 갈등 속에서 맞이할 광복절에 '시민의 힘을 보여주자'는 의견에 동의의 댓글 수백개, 호응 수천개가 달린 것이다.



행사를 주도한 한길우씨는 그동안 축제기획자로 일해왔다. 그는 "과거사에 대한 반성은 없고 경제 협상에서 폭력적인 방식으로 하는 일본을 지켜보던 중 제가 가진 축제기획 능력을 시민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행사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전국에서 시민들이 참가했다. 이날 오후 8시 기준 300여명의 시민들이 신촌 현대백화점 앞 광장에 운집했다. 시민들은 저마다 가슴에 'NO 재팬'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현장에서 나눠주는 손수건에 '강제징용 사과없는 일본 경제 침략 규탄', '우리가 이긴다', '독도는 우리 땅' 등을 쓰면서 일본의 행태를 비판했다.

경기 수원에서 온 박선애씨(59)는 어깨에 '다시는 일본에 절대 지지 않겠다'는 문구를 적은 손수건을 둘렀다. 일을 하느라 지난 2016년 촛불집회에 나서지 못한게 못내 한이 된다는 박씨는 "우리 선조들을 핍박한 일본의 행태가 괘씸해 그동안 일본에 간 적이 없다"면서 "제대로 된 사과가 없을 경우 죽는 날까지 일본 상품에 손이 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시민 주도로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노노(NONO)재팬 815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만세삼창'을 외친 뒤 서대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8.14/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시민 주도로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서 열린 '노노(NONO)재팬 815 시민행진'에 참여한 시민들이 '만세삼창'을 외친 뒤 서대문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2019.8.14/뉴스1 © News1 황덕현 기자
박주혁군(12)은 경남 김해에서 이날 행사에 참여하고자 누나인 박서현양(17)의 손을 잡고 상경했다. 박군은 "학생들도 힘을 보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들 남매는 '물러가라, 사과하라'가 적힌 손수건을 들었다.

은평구에서 온 강경훈씨(48)는 소녀상 사진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문재인 정부를 응원하고, 아베 정부의 파렴치함을 세계에 내보이고자 나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은 시민의 역할을 할테니 정부도 끝까지 수그리지 말고 당당하게 외교무대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8시15분 자유발언을 마치고 서대문역을 향하는 행진에 나섰다. 출발에 앞서 참여자 모두가 함께하는 '만세삼창' 퍼포먼스도 벌였다. 행진 선두에는 안중근 의사의 단지동맹 손바닥과 함께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는 문구가 적힌 파란색 우산이 섰다.

행진 주최 측은 행사를 위해 빌린 장비 비용, 아티스트 섭외 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은 광복회를 통해 기부하고, 사용내역은 영수증 첨부해 오는 8월 20일 행사 리뷰와 함께 공지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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