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 1개월차 번역 플랫폼 플리토의 성적표

머니투데이 한정수 기자 2019.08.1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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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가 대비 주가 11% 하락…전문가들 "하락장서 선방, 향후 전망 밝아" 평가

코스닥 상장 1개월차 번역 플랫폼 플리토의 성적표


언어 번역 빅데이터 전문기업 플리토 (27,300원 ▼1,050 -3.70%)가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1개월이 지났다. 대외 악재 등이 겹쳐 증시 상황이 좋지 못한 가운데서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앞으로의 성장 여력이 크다는 시장의 평가 덕에 선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공모가 2만6000원으로 상장한 플리토의 주가는 전날 2만3100으로 11%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29일 4만200원까지 오르며 기대감을 모았지만 시장의 전체적인 하락세를 피하기 어려웠다. 지난 1개월간 개인 투자자가 60여만주를 순매수하며 주가가 유지된 모양새다.

플리토는 사업모델 특례상장 1호 기업이다. 지난 3년간 적자를 기록했지만 언어 번역 빅데이터 플랫폼이라는 독창적인 사업모델 덕에 상장이 가능했다. 사업모델 특례상장 기업은 설립 후 경과 연수 등의 조건에 적용을 받지 않고 사업모델의 타당성과 경쟁우위, 기술성과 시장 매력도 등으로 상장 적격성을 심사한다.



2012년 설립한 플리토는 25개 언어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집단지성을 활용한다. 사용자가 번역을 요청하면 많은 사람들이 달려 들어 번역한다. 기계가 아닌 사람이 번역을 하기 때문에 더 자연스럽다. 요청하는 사용자는 마음에 드는 번역에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 포인트를 모아 상품으로 교환하거나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번역에 참여할수록 번역 데이터의 양과 질이 좋아지는 구조다. 현재 전 세계 173개국에서 1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들이 플리토 플랫폼에서 번역하고 있다. 플리토는 이렇게 확보한 빅데이터를 다양한 기업들로 판매한다. 현재 현대자동차, CJ ENM,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과 NTT Docomo, 바이두, 구글 등 해외 기업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번역 인공지능 시스템 등을 개발하기 위해 데이터를 구매한다.

플리토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영업이익을 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35억1000만원, 영업손실이 16억7000만원이었다. 그러나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실적 개선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를 것으로 보고 있다. SK증권은 올해 플리토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65억8000만원과 3억8000만원으로 예상했다. 또 2021년에는 270억3000만원과 138억8000만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단순 텍스트를 넘어 영상과 이미지 등으로 데이터 수집 영역이 확대되는 중이고 글로벌 IT 기업 등으로 거래처가 다변화되고 있다"며 "사업 특성상 외형 성장으로 인한 이익 개선은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업황도 긍정적이라는 것이 증권업계의 평가다. 앞으로 AI 스피커 사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점, 유튜브의 인기로 미디어 기업들의 동영상 번역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플리토의 빅데이터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플리토는 전 세계 2억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한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와 최근 게임 현지화 및 번역 업무 파트너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언어나 번역 관련 데이터가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플리토가 양질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데이터 수요가 늘어나면 꾸준히 회사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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