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히로시마서 열린 '평화기념행사'에 참석한 아베 총리. /사진=AFP
특히 도쿄의 대형 행사장 부도칸(武道館)에서는 전국 전몰자추도식이 열리는데, 여기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과거사 문제가 한일 무역갈등으로 확대된 상황에서 맞는 이번 광복절은 양국 갈등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수도 있다.
지난해 전몰자추도식에서도 아베 총리는 "전후 우리나라(일본)는 평화를 중시하는 나라로서의 길을 걸어왔고 세계를 보다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힘써왔다"며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하면서 어떤 시대에도 이러한 방침을 일관하겠다"라고 하는 등 줄곧 일본의 가해 책임을 외면해왔다.
지난해 아키히토 전 일왕은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또 지난해 가을에는 야스쿠니신사가 이례적으로 일왕에 참배를 요구했지만 아키히토 일왕은 바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4월21일 춘계대례제를 맞아 야스쿠니 신사에 보낸 '마사카키'(제단 양 옆에 세우는 나무의 일종)가 세워져 있다.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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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26일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가 한국, 중국, 미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샀으며, 이후에는 공물을 내는 것으로 참배를 대신해왔다. 아베 총리는 올해 패전일에도 공물료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종전의 날을 하루 앞둔 14일 성명을 내고 야스쿠니 신사 참배 여부는 "총리가 스스로 판단할 것"이라고 신중한 자세를 보이며 일본 국민들에게는 "묵념하며 전몰자들을 추모해달라"고 말했다.
지난 6일 히로시마에서 피폭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묵념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각료들. /사진=AFP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 역사에는 둔감하면서도 일본은 자국의 전쟁 피해에 대해서는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지난 6일과 9일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열린 평화기원행사에서도 아베 총리는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의 비인도성을 세대나 국경을 넘어 계속 전할 의무가 있다"고 하며 일본이 피해자임을 강조했다.
한편 8월15일은 일본에서 대명절 '오봉' 날(우리나라의 추석 격)이기도 하다. 이를 맞아 평균 9일 정도 연휴를 갖는 일본인들은 성묘에 나서거나 고향에 내려간다. 휴가 중인 아베 총리도 지난 13일 부인 아키에 여사와 함께 부친의 묘소를 참배하면서 "국회에서 헌법 논의를 드디어 본격적으로 추진해 나가야 할 때를 맞이했다고 (부친의 묘 앞에서) 보고했다"고 말했다. 종전기념일을 맞은 아베 총리는 전쟁 피해자들을 추모하며 평화를 추구하는 대신 자위대 명기 등을 위한 개헌을 추진해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꿈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