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코스피 시장에서 1조756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이 이처럼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우선 가장 먼저 8월 말로 예정된 MSCI 신흥국 지수 리밸런싱(조정)이 꼽힌다. 지수 리밸런싱이 이뤄지면 MSCI 신흥국 지수 내 한국주식의 비중은 13.5%에서 12.8%로 낮아질 전망이다. MSCI 신흥국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자금들도 이에 맞춰 한국주식 비중을 줄이게 된다.
한국 정부의 대처 역시 외국인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정권의 탄생 배경이나 근로자들의 근무환경 등에는 관심이 없다"며 "최저임금인상, 주 52시간, 친노조정책 등으로 기업 경영환경이 나빠진 가운데, 일본의 제재에 대한 대응도 현실감각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는 증시 하락과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로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한일 모두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외국인의 순매도가 계속 이어지는 만큼 최근의 반등에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크다. 언제든 국내 증시가 외부 요인에 의해 급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기 시작한 지난 8일 이후 순매수를 보이는 것은 개인투자자뿐이다. 수급이 그만큼 불안정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 중 어느 하나 완전히 해결된 것이 없어서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연관된 불안 심리의 일시적 진정이 예상되나 양국의 무역 이슈에 대한 견해의 차이로 획기적인 분쟁의 해결은 어렵다"며 "12월 15일 이후 미국의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혹은 쿼터 도입 등으로 분쟁 심화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일본과의 분쟁 역시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증권업계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낙폭 과대주 등 일부 종목에 집중하는 것을 추천한다. 김 연구원은 "이번 증시 하락의 속도는 빨랐고, 하락의 속도가 빨랐던 만큼 낙폭 과대주의 승률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이라며 "낙폭 과대주에 대한 반복된 투자는 시장을 이기지 못하지만, 증시가 급락한 경우 단기로 대응한다면 확률이 높은 전술"이라고 강조했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주식 시장은 미중 무역마찰 완화에 따른 수혜를 가장 크게 볼 수 있지만 추세적 상승을 위해서 이익 모멘텀 회복을 필요로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6.40포인트(1.08%) 오른 597.15로 마감했다. 개인과 기관이 각각 630억원, 63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이 663억원 순매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