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13일 (현지시간)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하고 집회를 열고 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4일 오후 1시 7분(현지시간) 현재 홍콩H지수는 전일대비 95.54포인트(0.96%) 상승한 9941.18을 나타내고 있다. 오전에는 1만선을 회복하기도 했다. 전날 낙폭에 따른 되돌림에, 이날 홍콩 공항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소식이 겹쳐지면서 상승세다. 전날 홍콩H지수는 1.51% 하락한 9846.64에 마쳤다. 8월 한 달 간 낙폭이 7.76%에 달한다.
예상치 못한 정치적 불안으로 홍콩 증시가 악영향을 받자 투자자들은 홍콩H지수 추가 하락으로 ELS에 불똥이 튈까 염려하고 있다. 홍콩 시위가 진정은커녕, 점차 악화 되는 분위기에 따른 것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ELS는 미국, 유럽, 아시아 대표지수를 뽑는 식으로 구성하는데 홍콩H지수의 경우 다른 지수와 상호 연관성이 낮고 변동성이 커 수익률이 높기 때문에 기초자산으로 많이 쓰인다"며 "지수가 익숙해 투자자들이 방향성을 예측하기 쉽다는 점도 자주 쓰이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전날까지 발행된 ELS(원화+외화) 규모는 약 51조5200억원이다. 이중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 발행액은 39조4700억원 가량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해 비중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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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최근 홍콩H지수가 많이 하락하긴 했지만 손실 가능구간(녹인배리어)까지는 아직 여유가 있다고 판단한다.
전날 홍콩H지수가 1만선 밑으로 추락하긴 했지만, 연간으로 보면 하락률은 아직 크지 않다. 연고점 대비 연저점 증감률을 따져봐도 -18% 수준이다. 지난해 역시 연초 1만3000선을 넘어섰을 때 발행된 ELS가 아니면 대부분이 녹인배리어와 거리가 멀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ELS 기초자산에 문제가 발생하려면 단순히 자산이 하락하는 것으론 안되고 필연적으로 하락 직전에 지수 급등이 있어야 한다"며 "2015년처럼 연초 홍콩H지수가 급등했다가 지속 하락해야 대량 녹인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2015년 당시 홍콩H지수는 4개월 만에 1만1000포인트에서 1만5000선 근처까지 올랐다가 이후 7900선까지 급속도로 주저앉아 대규모 녹인 사태를 유발했다. 그러나 지난해의 경우 지수가 급등하긴 했지만 올해 상반기까지 양호한 추세가 유지되면서 상당수 조기 상환됐고, 올 초에 새롭게 발행된 ELS가 많다는 진단이다.
실제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2018년 이후 현재까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해 발행된 ELS 중 절반 이상이 상환됐다. 이 기간 녹인레벨 50%인 ELS의 발행 규모는 34조9500억여원으로 전 구간 중 가장 많았는데 20조원 이상이 상환되고 현재 미상환잔액이 13조1190억원 남았다. 녹인레벨 65% 상품 역시 전체 발행액 27조7000억원 중 13조원 가량이 남았다.
이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홍콩H지수 평균밴드는 1만1200~1만1750포인트 수준으로, 급등이라고 말하기엔 거리가 있다"며 "해당 기초자산의 ELS에서 손실이 발생하려면 대략 7500포인트 이하로 하락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기초자산 가격 급락으로 당장 발행은 감소하겠지만, 이후 낮아진 가격이 ELS 구조화 상품 기능성을 돋보이게 해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충분히 낮아진 지수대에서 45~50% 더 떨어져야 손실구간에 진입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