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래푸 1억↑' 헬리오시티 3억↑' 몸값 더 높인 신축

머니투데이 유엄식 기자 2019.08.1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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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공론화 이후 공급축소 우려 심리 확산 영향

송파 헬리오시티 단지 전경. /사진제공=HDC현대산업개발송파 헬리오시티 단지 전경. /사진제공=HDC현대산업개발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발표하면서 시내 재건축·재개발 단지 공급축소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다. 당분간 입지가 좋은 위치에 새 아파트 공급이 어려울 것이란 심리가 확산하면서 지역 대장주격인 신축 대단지 아파트값이 오름세다.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10층)이 지난달 초 1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3885가구 대단지로 마포구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입주 5년차 신축 단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론화하기 이전인 올해 4~5월 이 아파트 같은 평형 시세는 12억~13억원대였는데 1억원 이상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호가 15억원대 매물도 나왔다. 9·13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15억600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9500여 가구 매머드급 단지로 지난해 말 입주를 시작해 송파구 일대 역전세난 우려를 낳았던 ‘헬리오시티’ 가격도 대폭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 전용 84㎡(20층) 입주권이 17억5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지난 5월 같은 평형 입주권이 13억5000만~15억2000만원 선에 매매된 것을 고려하면 두달 만에 약 3~4억원 오른 것으로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단지 시세와 어깨를 나란히한다.



강남8학군 중심부인 대치동에선 2015년 준공된 신축 단지 ‘래미안대치팰리스’가 시세 상승을 이끈다. 지난달 전용 59㎡(9층)가 19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용 84㎡도 지난 6월 25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팔린 이후 최근 26억원대 매물도 찾기 어렵다.

개포래미안블래스티지 단지 주출입구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개포래미안블래스티지 단지 주출입구 전경. /사진=유엄식 기자
신축단지 인기에 학원가에서 다소 거리가 있는 개포동 신축 단지가 대치동 구축 단지 가격을 넘어서는 현상도 발생했다. 올해 7월 입주를 시작한 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단지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99㎡(16층)은 지난달 신고가인 25억5000만원에 매매됐다. 대치동 학원가를 걸어서 갈 수 있는 입주 11년차 ‘대치아이파크’ 전용 114㎡(21층)이 지난달 22억원에 매매됐는데 이보다 작은 평형임에도 3억5000만원 더 비싸게 팔렸다.

이외에도 도심 직주근접 입지를 갖춘 마포, 성동, 용산, 서대문, 동대문 등에서도 입주 5년 이하 신축 단지 시세가 강세 흐름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공급 감소에 따른 기존 아파트 쏠림 현상을 지적했는데, 김 장관이 시행 계획을 밝힌 6월부터 시장은 이미 움직였던 것이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시가 대형 재건축 단지 심의를 지연시켜 새아파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조합이 사업을 미루면 입주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 수요 쏠림현상이 심화 돼 해당 단지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래푸 1억↑' 헬리오시티 3억↑' 몸값 더 높인 신축
현행 재건축 관련 규제가 지속되면 새 아파트 비중이 급감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부동산서비스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정부 부동산 규제가 지속되면 서울에 준공 5년 이하 신축 단지 비중이 현재 8.98%에서 2025년 0.65%로 대폭 축소된다. 같은 기간 준공 26~30년차 아파트단지의 비중은 10.56%에서 18.18%, 준공 30년 초과 단지의 비중은 21.59%에서 33.46%로 각각 높아질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어서 향후 신축 단지 비중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신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저렴하게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신축 급등 피로감 및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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