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보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10층)이 지난달 초 14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3885가구 대단지로 마포구 일대에서 가장 규모가 큰 입주 5년차 신축 단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공론화하기 이전인 올해 4~5월 이 아파트 같은 평형 시세는 12억~13억원대였는데 1억원 이상 뛰었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호가 15억원대 매물도 나왔다. 9·13 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인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15억6000만원)에 근접하고 있다.
강남8학군 중심부인 대치동에선 2015년 준공된 신축 단지 ‘래미안대치팰리스’가 시세 상승을 이끈다. 지난달 전용 59㎡(9층)가 19억9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경신했고 전용 84㎡도 지난 6월 25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팔린 이후 최근 26억원대 매물도 찾기 어렵다.

이외에도 도심 직주근접 입지를 갖춘 마포, 성동, 용산, 서대문, 동대문 등에서도 입주 5년 이하 신축 단지 시세가 강세 흐름을 나타낸다.
전문가들은 분양가상한제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 공급 감소에 따른 기존 아파트 쏠림 현상을 지적했는데, 김 장관이 시행 계획을 밝힌 6월부터 시장은 이미 움직였던 것이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연구소장은 “서울시가 대형 재건축 단지 심의를 지연시켜 새아파트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었는데, 대부분의 조합이 사업을 미루면 입주 10년 이하 신축 아파트 수요 쏠림현상이 심화 돼 해당 단지 가격은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서비스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정부 부동산 규제가 지속되면 서울에 준공 5년 이하 신축 단지 비중이 현재 8.98%에서 2025년 0.65%로 대폭 축소된다. 같은 기간 준공 26~30년차 아파트단지의 비중은 10.56%에서 18.18%, 준공 30년 초과 단지의 비중은 21.59%에서 33.46%로 각각 높아질 전망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고려하지 않은 분석이어서 향후 신축 단지 비중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분양가상한제 시행으로 단기적으로 신축 아파트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저렴하게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신축 급등 피로감 및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