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 트럼프 '中 관세' 양보에 급반등…S&P 1.5%↑

머니투데이 뉴욕=이상배 특파원 2019.08.14 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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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국산 관세 일부 연기·철회에 시장 안도…국제유가 4% 급등

[뉴욕마감] 트럼프 '中 관세' 양보에 급반등…S&P 1.5%↑


뉴욕증시가 급반등했다. 미국이 중국산 상품에 대한 추가관세를 일부 연기 또는 철회하면서 무역전쟁 격화에 대한 우려가 잦아들었다.

◇美, 중국산 관세 일부 연기·철회에 시장 안도



13일(현지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72.54포인트(1.44%) 오른 2만6279.9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42.57포인트(1.48%) 상승한 2926.32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152.95포인트(1.95%) 뛴 8016.36에 마감했다. 초대형 기술주 그룹인 이른바 MAGA(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아마존)의 주가도 모두 올랐다.



중국을 상대로 강공을 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한발 물러난 것이 시장에 안도감을 안겼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일부 중국산 상품에 대한 10% 추가관세 부과 시점을 오는 12월15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대상 품목에는 휴대폰과 노트북, 컴퓨터 모니터, 비디오 게임기, 장난감, 신발, 의류 등이 포함됐다.

또 USTR은 특정 품목들은 건강, 안전, 국가안보 등의 이유로 추가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내용은 추후 공개될 예정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9월1일부터 3250억달러(약 400조원) 규모의 중국산 상품에 10%의 추가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는데, 이번에 일부 품목의 관세 부과를 보류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올해 크리스마스 시즌 소비자들의 쇼핑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관세를 미뤘다"고 말했다. 추가관세로 인해 연말 쇼핑 성수기에 휴대폰 등의 가격이 오를 것을 우려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중국이 위안화를 평가절하하며 무역전쟁이 환율전쟁로 번지고 주식시장이 급락하자 한발 물러났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3000억원대 중국산 상품에 추가관세를 예고한 이후 전날까지 뉴욕증시에서 S&P 지수는 2980.38에서 2883.09로 약 100포인트, 3.2% 이상 하락했다.

이날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달러 기준환율을 7.0326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보다 0.16%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것으로, 4거래일 연속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셈이다. 위안화 가치 하락은 중국산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여 미국의 관세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양국 고위급 협상을 이끄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와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중국 류허 부총리가 전화 통화를 했다고 중국 상무부가 발표한 직후 나왔다. 양측은 앞으로 2주 내 다시 한번 통화를 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이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당초 미중 양국은 9월 중 미국 워싱턴D.C.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으나 미국의 대중국 추가관세 발표 이후 회담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켄 오델루가 시티인덱스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연기 결정은 중국과 타협할 의지가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시장을 안심시켰다"고 말했다.

◇국제유가 4% 급등

경제지표는 양호했다. 이날 미 노동부에 따르면 7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1.8%, 전월 대비 0.3% 올랐다.

6월의 1.6%, 0.1%와 비교할 때 개선된 수치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변동성이 높은 음식료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소비자 물가도 전월 대비 0.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올랐다. 이날 범유럽 주가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전날보다 1.99포인트(0.54%) 상승한 372.40에 장을 마쳤다.

독일 DAX지수는 70.45포인트(0.60%) 오른 1만1750.13, 프랑스 CAC40 지수는 52.76포인트(0.99%) 뛴 5363.07을 기록했다. 영국 FTSE100 지수도 24.18포인트(0.33%) 상승한 7250.90으로 마감했다.

국제유가도 뛰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4.0% 오른 배럴당 57.10달러에 마감했다.

국제유가의 기준물인 10월물 북해산 브렌트유는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밤 9시3분 현재 4.6% 급등한 배럴당 61.2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달러화는 강세였다. 이날 오후 4시56분 현재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인덱스(DXY)는 전 거래일보다 0.46% 오른 97.83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를 기준으로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것이다.

대표적 안전자산인 금값은 내렸다. 같은 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은 전장 대비 0.32% 하락한 온스당 1512.40달러를 기록했다. 통상 달러화로 거래되는 금 가격은 달러화 가치와 반대로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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