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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하루 38% 폭락… 아르헨티나 '포퓰리즘' 공포

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2019.08.13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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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 시장' 정권 낙선 가능성에 증시·환율·채권 모두 ↓… "5년내 디폴트 가능성 75%"

/AFPBBNews=뉴스1/AFPBBNews=뉴스1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복귀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면서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졌다. 증시는 역사상 두 번째 큰 폭락장 기록을 세웠고, 환율도 크게 약세를 보였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증시인 메르발(MERVAL)지수는 전장 대비 38% 하락한 2만7530.80에 장을 마쳤다. 달러 기준으론 48% 추락해 지난 70년간 전세계 94개 증시에서 역대 두 번째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역사상 하루에 증시가 가장 많이 떨어진 것은 1989년 스리랑카의 60%대였다.

이날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도 한때 30% 하락하는 등 약세를 면치 못했다. 개장 초반 페소화 가치는 30% 급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가 중앙은행이 개입하면서 낙폭을 18.8%까지 줄였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지난 4월 이후 처음으로 환율 방어를 위해 달러화를 매각했다. 국채 가치도 평균 25% 폭락하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증시, 환율, 채권 등 '트리플 약세'를 보이며 패닉에 빠진 것은 전날 대선 예비선거에서 현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좌파연합 '모두의 전선' 후보 알베르토 페르난데스에게 15%포인트라는 큰 격차로 뒤졌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대선 본선서 친 시장주의인 마크리 대통령이 낙선하고, 페르난데스의 당선이 유력시된 것이다.

좌파 정당이 표방하는 '페론주의'는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의 상징과도 같다. 페론주의는 친 노동정책과 복지 확대 등을 넘어, 외국 자본을 배제하고, 철도 같은 기간산업의 국유화 등을 내세운다. 1983년 민주화 이후 탄생한 10명의 대통령 중 7명이 페론주의를 표방했다. 현 마크리 대통령은 페론주의가 경제를 망쳤다며 4년 전 당선했지만 경제난을 해결하지 못하면서 아르헨티나가 다시 페론주의로 회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분기 아르헨티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5.8%를 기록했고, 실업률은 10%를 상회한다고 전했다. 지난 5개월간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도 50%가량 하락했다. 지난해엔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사상최대 규모인 57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기도 했다.

문제는 페론주의가 다시 득세하면 아르헨티나가 긴축재정을 포기해 부채 부담이 늘어나고, 외국 자본 유출이 가속화하면서 더 큰 경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아르헨티나가 향후 5년 내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을 종전 49%에서 75%로 상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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