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잠실 재건축 아파트 일대 /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분양가상한제 지정 효력도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로 확대한다. 이미 관리처분 인가를 받았거나 공사를 시작한 서울시내 151개 정비사업단지 13만7000여가구가 분양가상한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후분양을 해도 분양가상한제는 입주자모집공고 신청분부터 일괄적용된다. 임대후분양을 통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고가주택은 임대 시 의무사항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임대보증 심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도 최대 10년간 전매를 못하고 거주의무기간이 도입된다.
이는 34주 만에 상승세로 반전한 서울 집값을 누르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주택공급이 줄고 신축아파트 품귀현상과 로또청약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높다. 정비조합마다 추진속도에 따라 분양가상한제 적용 전 분양 여부를 놓고 희비가 교차할 전망이다.
연내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 예정이던 58개 단지, 6만1287가구의 분양일정도 불투명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민간택지 공동주택에 대한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 지정요건 완화안을 발표했다. 선정 필수요건을 기존 ‘직전 3개월 주택값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의 2배 초과 지역’에서 ‘투기과열지구’로 넓히기로 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25개 자치구와 과천, 성남 분당구, 광명, 하남, 대구 수성구, 세종 등 31곳이다.
분양가상한제 선정 시 선택요건의 하나인 분양가격 상승률은 해당 시군구의 분양실적이 없는 경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상 청약이 가능한 지역인 주택건설지역(특별·광역시)의 상승률을 적용키로 했다.
국토부는 시행령 개정 후 정량요건(필수요건+선택요건)을 충족한 지역 중 집값이 급등하거나 급등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선별, 주거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지정할 계획이다. 지정효력의 적용시점도 ‘최초 입주자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부터로 일원화한다. 이에 따라 관리처분 인가를 받은 정비사업단지도 상한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수도권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주택은 전매제한기간도 분양가 수준에 따라 5~10년으로 확대된다.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해 수도권 공공분양주택의 거주의무기간(최대 5년)을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공동주택 분양가 산정 등에 관한 규칙을 추가 개정해 분양가상한제 적용 시 택지비 산정기준도 명확히 한다. 한국감정원이 택지비 산정절차의 적정성을 검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분양보증을 받지 않고 후분양할 수 있는 시점도 지상층 골조공사 완료(공정률 약 80% 수준) 이후로 바꾼다. 지금까지는 지상층 층수의 3분의2 이상 골조공사 완성(공정률 50~60% 수준) 시점이 기준이었다.
국토부는 분양가상한제 여파로 기존 신축아파트 품귀현상이 확산할 경우 주택자금조달계획서 검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임대후분양을 통해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는 고가단지엔 HUG의 임대보증 심사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번 개정안은 오는 9월23일까지 입법예고와 관계기관 협의,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등을 거쳐 빠르면 10월 초 공포·시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