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시장 코스피·코스닥 불균형 확대…"안정성 떨어진다" 우려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19.08.12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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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코스피·코스닥 IPO 공모규모 역전 이어 올해 격차 더 벌어져…하반기 증시 침체에 코스피 IPO 역대급 부진 전망

IPO 시장 코스피·코스닥 불균형 확대…"안정성 떨어진다" 우려


IPO(기업공개) 시장에서 코스닥과 유가증권시장(코스피) 간 불균형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비교적 꾸준한 코스닥과 달리 코스피 IPO 시장 부진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 침체로 하반기 IPO 시장이 위축될 경우 올해 코스피 공모규모가 지난해에 이어 연달아 1조원을 밑돌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관련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현재까지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은 2개다. 지난 3월 드림텍과 현대오토에버가 상장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기업으로, 올해 코스피 예비심사를 청구하고 상장 절차를 완료한 기업은 없다.



코스피 IPO 시장 위축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피 신규상장 기업은 7개로, 전년대비 1개 줄었다. 신규상장 기업 수 자체는 1개 줄었지만, 전체 공모금액은 7135억원으로 전년대비 83.9% 감소했다. 코스피 IPO 시장 총 공모금액이 1조원에 못 미친 건 2013년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IPO 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코스피와 코스닥 간 공모총액의 역전 현상이 꼽힌다. 지난해 코스닥 IPO 공모총액은 2조575억원으로, 코스피보다 많았다. 공모시장이 활성화 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스피 시장 위축이 두드러진다. 이날 기준 코스피 IPO 공모총액은 2275억원으로, 코스닥 1조5781억원에 한참 못 미친다.

그나마 지난 6월 자이에스앤디, 7월 현대에너지솔루션이 상장심사를 통과하며 하반기 코스피 IPO 시장 등판을 예고했지만, 최근 우리 증시 전반적인 침체를 고려하면 활약을 장담할 수 없다. 또 하반기 IPO 시장 기대주로 주목받은 매트리스 회사 지누스는 아직 심사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코스피 IPO 시장 부진은 공모시장 분위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수년간 코스닥 활성화에 정책 방향이 맞춰지면서 상대적으로 코스피 IPO 시장이 주목을 받지 못했다. 공모시장 투자 수요가 바이오 등 성장 산업에 집중되면서 공모 규모가 크고 실적 안정성을 앞세운 코스피 IPO 기업은 기대한 만큼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환경이 지속됐다.


실제로 지난해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힌 현대오일뱅크는 높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시장 환경 때문에 결국 상장을 철회했다. 그룹 계열사인 SK루브리컨츠, 에이치디씨아이서비스, 씨제이씨지브이베트남, 홈플러스 리츠(한국리테일홈플러스제1호위탁관리리츠)도 시장 평가를 거친 뒤 줄줄이 공모를 철회했다.

시장에선 코스피 IPO가 코스닥과 균형을 이뤄야 시장 다양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스피 IPO 기업의 경우 코스닥 신규상장 기업보다 실적 안정성이나 이익창출능력, 자산 규모 등에서 우위에 있는 만큼 공모시장 전반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지렛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례상장 요건을 통해 적자 기업이 줄줄이 등장하는 코스닥 IPO만 부각될 경우 공모시장의 투자 불안정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 IPO는 주로 자산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그룹 계열사가 대상인데, 자금조달이나 지배구조 재편 등을 위해 오너나 경영진이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원래 불확실성이 높다"며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주식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황인 만큼 무리하게 IPO에 나서겠다는 판단을 할 필요가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코스닥은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다양한 특례요건을 도입하고 상장심사 요건을 완화하는 등 IPO 문턱을 꾸준히 낮춰준 반면 코스피는 상대적으로 지원을 받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요즘 특례요건을 통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 공모시장 안정성을 높이는 차원에서라도 코스피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IPO 기업이 많이 나오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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