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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경제도발에 車노조, '투쟁 수위' 조절 기류

머니투데이 이건희 기자 2019.08.1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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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 파업권' 들고 여름휴가 다녀온 완성차 노조…변수 장기화에 고심↑





여름휴가를 마무리한 주요 완성차 회사 노동조합이 '일본 경제도발'에 고심에 빠졌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을 두고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며 전운을 고조시켰지만 예상 밖 변수 장기화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는 분위기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파업권을 확보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한국GM 노조는 각각 휴일인 광복절 이전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 등을 통해 투쟁 수위를 논했거나 논할 예정이다.

현대차 (118,500원 500 +0.4%) 노조는 오는 13일 쟁대위 1차 회의를 열고 향후 교섭 일정과 투쟁 일정을 결정하기로 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30일 쟁의행위(파업 등) 관련 찬반투표에서 조합원(재적 인원 기준) 70.5%의 찬성을 얻었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 중지' 결정까지 받아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이에 노조는 여름휴가를 떠나기 전인 지난 1일 "요구안 쟁취를 위해 철저한 전략 마련에 돌입할 것"이라며 투쟁 고삐를 당겼다.

올해 임단협에서 현대차 노조는 상급단체 금속노조의 공통 요구안인 기본급 12만3526원 인상(호봉상승분 제외)을 요구했다. 또 지난해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 등의 요구안을 내놓았다.

여름휴가 전후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제외 등 국가 경제의 불안정한 상황이 심화됐다. 예상 밖 변수가 커지자 노조도 휴가에 복귀한 뒤 투쟁 수위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현대차 노조는 이날 하부영 지부장 명의의 성명을 냈다. 일본 정부의 경제도발을 규탄하면서 동시에 사측에 전향적인 제시안을 요구했다. 노조는 "핵심요구에 사측이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일괄 제시를 하면 시기에 연연치 않고 조속히 (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아차 (43,800원 50 +0.1%) 노조는 이날 쟁대위 1차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즉각적인 쟁의행위 결의 대신 2주 동안 집중교섭을 먼저 진행키로 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30일 73.6%(재적 인원 기준)의 조합원으로부터 파업 찬성표를 얻었다. 이후 조정 중지 결정도 받아 파업권을 확보했다.

이날 회의는 지금까지의 임단협 교섭 상황 등을 공유하는 상견례를 겸해 진행됐다. 기아차 노조 관계자는 "앞으로 2주 동안 (노사) 집중 교섭을 한 뒤 오는 26일 차기 쟁대위에서 향후 투쟁 전술을 논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반면 한국GM 노조는 현재 경제 위기를 엄중하게 여긴다면서도 투쟁에 목소리를 높이겠다는 뜻을 강조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조합원 총력결의대회를 통해 내부 결집을 시도한다.

임한택 한국GM 노조 지부장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일본의 경제보복 등 경제가 엄중하다는 것을 모르지 않으나 우리(노조)의 미래 역시 엄중하다는 것을 조합원이 잘 알 것"이라며 "노조는 올해 단체교섭에서 기본적인 것을 요구했고 사측이 회피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임 지부장은 "지난달 24일 7차 단체교섭에서 노조는 사측에 일괄제시안을 요구했지만 제시하지 않았다"며 "오는 14일 전 조합원 총력결의대회를 기점으로 사측의 전향적인 제시안이 없으면 한 단계 높은 투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지난 6월까지 1년 동안 임단협 노사 갈등을 겪었던 르노삼성자동차에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주 후반부터 올해 임단협을 위한 실무 협의 단계에 돌입할 전망이나 협상이 어떤 분위기로 흐를지는 안갯속이다.


르노삼성 노조가 현대·기아차 노조보다 많은 기본급 15만3335원 인상 요구안을 준비한다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곳곳에서 나온 상황이다. 그러나 심화되는 일본 경제보복 이슈에 따라 노사가 협의점을 빠르게 찾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는 완성차 노조에게도 고민거리일 것"이라며 "국가 전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보니 협상, 투쟁 수위에 대한 조절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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